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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후죽순 인형뽑기방..인형은 중국산 '짝퉁' 많고, 인체 유해 성분도

중앙일보

입력

최근 청소년 등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인형 뽑기 방’의 인형 상당수는 중국산 ‘짝퉁’인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산 인형에서는 인체에 유해한 성분도 검출됐다.

관세청, '인형 뽑기방' 캐릭터 인형 불법 수입 유통 기획단속 #72억원 상당의 가짜 인형 53만점 적발 #카카오프렌즈. 마시마로 등 유명 캐릭터 위조 #

관세청은 지난 4월 25일부터 이달 6일까지 ‘인형 뽑기 방’에 공급되는 캐릭터 인형의 불법 수입ㆍ유통을 기획 단속해 시가 72억원 상당의 가짜 봉제 인형 53만점을 적발했다고 9일 밝혔다. 한창령 관세청 조사총괄과장은 “인형 뽑기 방이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경품으로 지급되는 캐릭터 봉제 인형 수요도 폭증할 것으로 예상했다”며 “봉제 인형 수입ㆍ유통과정 전반에 걸쳐 지식재산권 침해, 유해성분 함유 등을 조사했다”고 말했다.

단속결과 봉제 인형 수입업자들은 일반인들이 외형만으로는 인형의 진품 여부를 어려운 점을 악용해 정품 대비 약 30∼40%가량 저렴하게 위조 캐릭터 봉제 인형을 뽑기 방에 공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적발된 위조 인형 캐릭터는 카카오프렌즈, 마시마로, 포켓몬, 스펀지밥 등이었다. 수입업자들은 유명 캐릭터 인형에 간단한 부착물을 붙여 다른 상품으로 보이도록 했다. 예컨대 인형 눈에 헝겊 안대를 부착하는 식이다.

짝퉁 카카오프렌즈 인형

짝퉁 카카오프렌즈 인형

수입업자들은 통상 중국에서 인천, 평택항을 통해 가짜 인형을 반입했는데 단속이 강화되자 수입 경로를 변경해 밀반입을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제우편을 이용해 적은 양의 가짜 인형을 분산해 반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4월에는 국제우편물로 짝퉁 인형 19종 3753점을 밀수입해 소셜미디어를 통해 국내 뽑기 방 등에 유통을 시도한 중국 유학생이 적발되기도 했다.

또 가짜 인형에는 인체 유해 성분도 검출됐다. 한 수입업자는 환경 호르몬인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포함된 저가의 위조 봉제 인형을 부정수입ㆍ유통하면서 ‘어린이 제품 안전특별법’상 인증 시험을 받지 않고 허위 제작한 KC 인증을 부착ㆍ유통했다. 해당 제품에는 프탈레이트 가소제가 기준치의 395배 많에 검출됐다.

일부 인형뽑기 방의 경우 유명 연예인의 초상을 무단 도용하고 광고에 사용하기도 했다. 한 인형뽑기 방은 누구나 쉽게 인지할 수 있는 ‘뽑으리’와 같은 간판을 사용하기도 했다. 해당 연예인은 이 업체를 검찰에 고발했다.

짝퉁 포켓몬 인형

짝퉁 포켓몬 인형

게임물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15년 21곳에 불과했던 인형 뽑기 방은 지난해 880곳, 올해 3월 현재 1705곳으로 폭증하고 있다. 이에 봉제 인형 수입금액도 2015년 3100만 달러에서 지난해 6400만 달러로 늘었고, 올해는 5월까지 이미 4100만 달러 어치가 수입됐다.

한창령 과장은 “뽑기 방 이용이나 봉제인형 구매시, 유해성분에 대한 안전성 검사를 받은 KC인증 마크를 꼭 확인해야 한다”며 “앞으로 국민건강을 해치고 캐릭터ㆍ게임산업 발전을 침해하는 가짜 인형의 불법 수출입 행위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수출입단계에서 화물검사를 강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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