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북서만 12곳 일파만파…"가금 중개상이 오염원"

방역 당국이 4일 AI가 발생한 전북 군산시 서수면 오골계농장 가금류 1만3400여 마리에 대해 예방 차원에서 살처분을 실시했다. 군산=프리랜서 장정필

두 달 만에 다시 번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진원지로 지목된 전북 지역에서 AI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하루에만 6곳이 추가로 발생해 도내에서 AI가 확인된 농가는 모두 12곳으로 늘어났다.

7일 전주·군산·임실·익산 등 6곳 AI 확인 #가금 중개상 계류장 오리 100마리도 양성 #"대규모 전업 농가 차단 방역이 관건"

전북도는 8일 "전날 AI 의심 신고가 들어온 전주와 군산·익산·임실 등 소규모 농가 6곳에 대한 AI 검사 결과 모두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전주시 용정동 1곳, 군산시 옥산면 2곳, 익산시 오산면·금강동 2곳, 임실군 신덕면 1곳 등이다.

방역 당국이 4일 AI가 발생한 전북 군산시 서수면 오골계농장 가금류 1만3400여 마리에 대해 예방 차원에서 살처분을 실시했다. 군산=프리랜서 장정필

이로써 전북에서는 전주 1곳, 군산 4곳, 익산 5곳, 완주 1곳, 임실 1곳 등 모두 12개 농가에서 H5형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전북 14개 시·군 가운데 5개 시·군에 AI 바이러스가 퍼진 셈이다.

현재까지 고병원성으로 확진된 곳은 지난 3일 AI가 발생한 군산 서수면 오골계 종계농장뿐이다. 군산 종계농장(오골계 1만3500마리)을 제외하면 대부분 40마리 미만의 가금을 키우는 소규모 농가로 나타났다.

방역 당국이 4일 AI가 발생한 전북 군산시 서수면 오골계농장 가금류 1만3400여 마리에 대해 예방 차원에서 살처분을 실시했다. 군산=프리랜서 장정필

역학조사 결과 이들 농가 대부분은 해당 지역이나 인근 전통시장의 가금 노점상에서 토종닭을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주 농가는 완주 삼례시장, 임실은 임실시장, 군산은 대야시장, 익산은 완주 삼례시장이나 익산 북부시장에서 각각 닭을 샀다.

전북 지역에서는 8일 현재 13개 농가, 가금 1만3735마리가 살처분됐다. 오골계 1만3500마리, 토종닭 135마리, 오리 100마리 등이다. 도 방역 당국은 지난 6일 전체 도민에게 AI 관련 재난 문자를 발송해 7일까지 138건의 의심 신고를 접수해 이 가운데 9곳에서 H5 항원을 검출했다.

방역 당국은 익산의 가금 중개상인 김모씨의 계류장을 도내 AI 확산의 오염원으로 보고 있다. 역학조사 결과 익산 3곳, 완주 1곳, 군산 1곳, 전주 1곳, 임실 1곳 등 7개 농가가 공통적으로 김씨에게서 토종닭을 샀기 때문이다.

김씨는 AI가 발생한 군산의 종계농장에서 오골계를 구입해 닭과 청둥오리가 있는 계류장에 함께 넣어 관리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의 계류장에 남아 있던 오리 100마리는 AI 검사 결과 양성 반응이 나와 모두 살처분됐다.

강승구 전북도 농축수산식품국장은 "AI 발생 초기에는 군산 오골계 농장과 직접적인 역학관계가 있는 농가에서 발생했지만 최근에는 군산 농장과 거래하던 가금 중개상이 전통시장에 판매한 산 닭을 구입한 소규모 농가에서 발생하는 상황"이라며 "대규모 전업 농가로 바이러스가 퍼지지 않도록 차단 방역을 강화하는 게 확산을 막는 관건"이라고 말했다.

한편 농식품부에 따르면 7일 현재 6개 시·도, 11개 시·군, 21개 농장에서 AI 의심축이 발생해 이 가운데 10곳(제주 3, 전북 군산 1, 경기 파주 1, 부산 기장 1, 경남 양산 1, 울산 3)이 고병원성으로 확진됐다.
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