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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섬나 3년만에 송환 "정권이 아니라 세상이 바뀌길 기다렸다" 횡령 등 혐의는 전면 부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유병언 전 세모그룹회장(사망)의 장녀 유섬나(51)씨가 한국에 송환됐다. 2013년 8월 출국, 해외 도피 3년 만이다. 그는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도피 한 적도 없으며 지난 시절(박근혜 정부) 무자비한 공권력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해외에 있었을 뿐 이라고 주장했다.
 7일 오후 2시53분 인천공항에 도착한 그는 인천지검으로 압송됐다. 앞서 검찰은 이날 오전 3시26분(한국시간) 파리 샤를 드골 공항내 한국행 대한항공(KE 902편) 여객기에서 유씨를 체포했다.

유병언 장녀 유섬나 492억원 횡령·배임 혐의 #유씨 "혐의 인정 안한다" "공정심사 받기 기대" #검찰, 8일 오후 늦은 시간 영장 청구 여부 결정

세모그룹 유병언 회장(사망)의 장녀 유섬나(51)씨가 도피 3년 만에 압송, 인천지검으로 들어가고 있다. 임명수 기자

세모그룹 유병언 회장(사망)의 장녀 유섬나(51)씨가 도피 3년 만에 압송, 인천지검으로 들어가고 있다. 임명수 기자

유씨는 한국에서 디자인업체 ㈜모래알디자인을 운영하면서 세모그룹 계열사 ㈜다판다 등으로부터 컨설팅비 명목으로 48억원을 받는 등 492억원을 횡령·배임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이 과정에서 수억원의 조세를 포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씨는 이날 오후 4시쯤 인천지검에 도착했다. 검은색 구두와 흰색 바지, 검은색 셔츠, 회색 롱코트를 입었다. 두명의 여자 수사관의 도움을 받으며 포토라인에 선 유씨는 기자들의 질문에 당당하게 답했다.

유씨는 혐의 인정을 묻는 질문에 “(인정)안한다”고 했다. 이어 도피생활과 송환거부 이유에 대해 “(나는)도피 한 적 없다”며 “지난 시절(박근혜 정부) 무자비한 공권력으로부터 저를 보호할 방법이 해외에 있는 법 이외에는 없다고 생각해 이제까지 기다렸다”고 말했다.

그는 '정권이 바뀌길 기다렸느냐'는 질문에 “정권이 아니라 세상이 바뀌길 기다렸다. 이제는 공정한 심사를 받기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유씨는 세월호 유가족을 언급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그는 “가슴이 너무 아프고 지금도 죽어간 어린 생명들을 생각하면 매일 매일 물이 닿을 때마다 아픈 가슴을 어떻게 할 수 없었다”며 “그분들에게는 어떤 말로도 위로가 안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같이 아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와 청해진 해운, 유병언씨 일가족과의 관련성에 대해서는 “글쎄요. 실소유주라는 말은 저는 믿지도 않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연관성을 부인했다.

또 492억원대 횡령 배임과 관련 “터무니없는 얘기며 평생 일하면서 살았고 일한 대가로 보수를 받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인터뷰를 마친 유씨는 곧바로 조사실이 있는 10층으로 향했다. 유씨는 저녁식사와 함께 변호인을 접견한 뒤 오후 7시쯤부터 3~4시간 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조사가 심야시간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검찰은 유씨의 혐의 입증을 위해 특수부장을 주임검사로 혐의 관련 분야 전문 검사 2명을 추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다음날인 8일 본격적인 조사를 벌여 이날 오후 늦게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체포영장 시한은 9일 오전 3시26분까지다.

인천=임명수 기자 lim.myou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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