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통령, 재판 도중 정체불명 그림 그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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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채널A 방송 캡처]

[사진 채널A 방송 캡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재판 도중 그림을 그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6일 채널A에 따르면 전날 재판에서 유영하 변호사가 법정에서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에게 한창 질문을 던지던 때 박 전 대통령은 연필로 무언가를 그렸다.

박 전 대통령은 20분간 그림을 그린 뒤 지우기를 반복했으며 지우개 가루가 모이자 손으로 털어내거나 물휴지로 닦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유 변호사는 노씨에게 최순실씨와 박 전 대통령이 가깝다는 걸 어떻게 알게 됐는지 등을 묻던 상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열린 첫 번째 공판에서는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재판이 거듭될수록 여유를 찾은 모습이다.

지난달 25일 열린 2차 공판에서는 재판 도중 하품을 하거나 미소를 지어 보였고, 29일 3차 공판에서는 길어진 재판에 오후 8시쯤부터 20분가량 졸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현정 국립중앙의료원 정신과 전문의는 "현실이 너무 받아들이기 어려울 경우 회피하거나 왜곡하거나 부정하는 방어 기제를 발동할 수 있다"며 충격과 수치심을 최소화하기 위한 '현실 회피 수단'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노씨와 유 변호사 간에는 한바탕 설전이 벌어졌다.

유 변호사는 노씨에게 '사실상 최순실씨에게서 두 번이나 당하고도 왜 K스포츠재단에 들어갔고, 최씨가 K스포츠재단과 관련 있는 것을 알고도 그만두지 못했느냐'고 물었다.

노씨는 "저는 그만두면 실업자였다. 다른 데 취직을 못 해서 남아있었다"고 답했다.

그러나 유 변호사는 같은 취지의 질문을 반복했고 노씨는 "제가 진실을 이야기하고 다 밝힌…"이라고 언성을 높였다.

이에 유 변호사도 "제가 진실을 밝히지 말라며 말을 끊었습니까"라고 함께 언성을 높이자 노씨는 "증인으로 나온 사람의 말도 묻어가며, 왜곡하면서 질문을 던질 필요는 없다"고 따졌다.

이후 노씨는 6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실실 웃는 박근혜"라며 "인신공격과 비방도 있었다. 박근혜 당신은 아직도 반성을 모르냐"고 글을 남겼다. 그는 "당신이 사면되면 노승일은 자살을 택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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