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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고병원성으로 최종 확인...위기경보 최고 등급인 심각으로 상향될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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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농림축산식품부는 4일 부산 기장군에 있는 6000마리 규모의 한 닭과 오리 사육농가에서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양성반응이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부산시 기장군 방역요원들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농림축산식품부는 4일 부산 기장군에 있는 6000마리 규모의 한 닭과 오리 사육농가에서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양성반응이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부산시 기장군 방역요원들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전북 군산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 조류인플루엔자(AI)가 닭·오리 등 가금류에 치명적인 고병원성 AI 바이러스로 최종 확인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일 최초 의심신고를 한 제주시 애월읍 농가에 대한 정밀 검사 결과 H5N8형 고병원성 AI로 확진됐다고 5일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는 협의를 거쳐 AI 위기 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상향 조정할 계획이다

AI진원지 의심받는 군산 농장서 전국으로 오골계 3600마리 팔려나가 #아직 발병 않은 진주, 전주, 서천에도 판매...160마리는 소재 확인도 못해 #오늘부터 시장 등에서 생닭 거래 금지

한편 조류인플루엔자(AI) 재발병의 근원지로 의심받고 있는 전북 군산의 농가에서 전국으로 3600마리의 오골계가 팔려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이 곳의 오골계를 구매한 지역 중에는 이미 AI가 발병한 지역 외에 경남 진주, 충남 서천, 전북 전주도 포함돼 있어 추가 AI발병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

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번 AI 발원지로 지목된 전북 군산 농가의 오골계 6900마리 중 3600마리가 전국으로 팔려나간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앞서 지난 4월24일 이 농가에 입식된 오골계들을 AI 감염원인으로 추정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이 중 전북 군산에 40마리, 제주에 1000마리, 경남 양산에 450마리, 경기 파주에 500마리, 부산 기장에 600마리가 팔려나갔다. 이들 지역은 모두 AI 발병 지역이다. 아직 AI가 발병하지 않은 경남 진주(300마리), 충남 서천(150마리), 전북 전주(100마리)에도 상당수의 오골계가 판매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이에 따라 이들 지역에서 추가로 AI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살처분 등 필요한 조치에 나섰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제주·경기·충남·전북·경남·부산 등 최소 6개 시도에서 AI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는 또, 6900마리 중 농가에 남아있던 500마리, 폐사한 2640마리를 제외한 160여마리의 소재가 아직 확인되지 않아 소재 파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역학조사 과정에서 5월14일 전북 군산 농장주가 천안 소재 한 농장에서 전북 정읍 소재 농장으로 오골계 150수를 중계 판매하였고 이중 약 30수가 폐사해 나머지 개체를 5월19일 반품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정부는 현재 정밀 조사 중에 있지만 아직 정읍에서 AI 의심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전북 군산 농장 외에 경기 고양, 충남 천안, 충북 보은, 충남 금산, 전북 부안에 오골계 대량 사육 농장이 있다는 사실도 확인하고 해당 농장들에 대한 조사에도 착수했다. 하지만 아직은 별 다른 특이 사항을 발견하지 못했다.  정부는 5일 0시 현재 제주, 군산, 파주, 양산, 기장에서 18농가 3만1913두의 가금류들을 살처분했다.

AI 발생 원인에 대해서는 역학조사 중이지만 H5N8형 AI 바이러스가 분변 등 외부 환경 또는 가금류에 감염 상태로 남아 있다가 전파되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고병원성 여부는 5일 오후 6시쯤 확인될 예정이다. 정부는 고병원성으로 판정될 경우  AI 위기 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상향 조정할 계획이다. 기존에 발생한 AI와의 비교를 위한 유전자 분석 결과는 9일 나올 예정이다. 농식품부는 AI 역학조사 대상 농가 중 일부 농가에서 신고를 하지 않고 은폐했거나 지연하는 바람에 이번 AI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또 5일부터 전국 전통시장 및 가든형 식당에 살아있는 닭 등 가금 거래를 금지시켰다. 6월 한달 동안 축산업 허가를 받지 않거나 등록하지 않아 AI에 취약한 가금농장 2115개에 대해 농식품부, 검역본부, 농협 등으로 구성된 중앙점검반 1030명을 투입해 점검 작업을 진행중이다. 한편 여름철 발병이 이례적인 현상이라는 지적에 대해 “2014년은 7월29일까지, 2015년에는 6월10일까지 AI가 발병한 전례가 있다”고 말했다.

아래는 민연태 농식품부 축산정책국장과의 일문일답.

위기경보 심각으로 올리나?

“오후 5시 50분에 고병원성 확진이 나오면 국무총리 주재 관계장관회의가 열린다. 여기서 위기경보 상향 논의해서 결정하고, 발표하겠다.”  

경계와 심각 단계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

“경계 단계에선 발생한 지역이나 인접 시·군만 상황실을 가동하고, 방역대를 설치하지만 심각 단계가 되면 이 비상 시스템이 전국적으로 확대된다.”  

어디까지 유통됐는지 확인 안 된 것 아닌가?

“현재 미파악된 건 160두다. 직접 유통된 6900두 대부분이 향방이 확인됐다. 군산 농장에서 샀다가 재판된 물량 626두는 현재 추적이 불가능하다. 다만 양산에서 유통된 게 가장 많은데 양산 농장이 음성이라 전파 위험은 크지 않은 걸로 본다.”

육계와 산란계는 없나?

“그렇다. 오골계 등 특수가금류가 전부다. 그 외는 아직 신고가 없다.”

여름철에 발생이 거의 없는 것도 알려져 있는데 원인은?

“2014년과 2015년에도 6월에 발생한 적이 있다. 또 여름에 발생하지 않는 게 아니고, 동남아처럼 더운 나라도 발생한다. 물론 AI 바이러스는 추울 때는 꽤 오래 생존한다. 더워지면 혼자 생존하는 기간 짧아지는데. 단 분변 안에 있으면 보호막 효과가 있어서 좀 오래가고, 가금류끼리 몰려 살면 옆으로 옆으로 옮겨가면 바이러스 잔존 기간이 좀 길어진다.”  

그 동안에 이렇게 발생한 적이 있었나?

“이번 상황은 신고 은폐가 가장 큰 원인으로 본다. 최초 신고자는 제주도에서 토종닭 7마리를 키우는 농장주다. 농장이라 하기도 어렵고, 뒷마당에다 몇 마리 키우는 수준인데 폐사하자 신고를 했다. 그런데 정작 수백, 수천 마리씩 키우고, 유통하는 농가는 신고를 안 했다. 군산 농장과 관련된 어느 농가도 안 했다.”

왜 신고를 안 했나고 보나?  

“군산을 통해 유통된 정읍 지역 농가에서도 30두가 죽었다. 그러면 정읍 농가도 신고했어야 하고, 군산 농가도 신고했어야 하는데 둘 다 안 했다. 신고를 하지 않은 게 가장 큰 전파 이유다. 이들 특성상 정통 농장주가 아니다. 일종의 유통상인이라고 봐야 한다. 신고를 하게 돼 있지만 신고하면 거래가 힘들어지고, 시장도 한동안 닫아야 하니 꺼린 것 같다. 대부분 대형마트 등과 거래하는 게 아니라 전통시장에 팔 거나, 중간 상인 역할을 한다. 책임의식이 좀 덜한 측면이 있고, 이 과정에서 모럴해저드 있지 않았나 판단한다. 농장주는 가축이 질병 걸렸을 때 신고할 의무가 있다. 농가들이 인지를 못해서 신고를 못했는지, 일부러 안 했는지 중심적으로 보겠다.”  

최초 발생지가 정읍이라는 보도가 있었는데 군산이 맞나?

“그렇다. 정읍에 간 오골계도 군산 농장에서 천안 부화장에 사다가 중계해 판매한 것이다. 정읍과 천안 부화장 모두 현재 조사 결과로는 문제가 없다. 군산 농장에서 유통된 물량에 문제가 있었다고 봐야 한다. 어쨌든 지금 현재로선 군산과 관련된 모든 유통망을 조사하고 있다.”

이달 1일에 위기경보 관심으로 하향 조정했다. 그 당시의 그거는? 또 하향 이후에도 예방중심 방역활동 강화한다고 했는데 조사를 나갔을 때 이상 조심 확인 못했나?

“위기단계 하향은 규정을 따랐다. 5월 13일 방역대와 이동 제한을 해제했지만 5월 말까지 특별방역대책 기간으로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6월 1일부로 하향 조정한 것이다. 지난 브리핑 때도 365일 상시 방역체계 구축하겠다고 말했었다. 검사를 진행하는 단계였는데 제주 등에는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미처 못 갔다. 군산 등 소규모 농장도 마찬가지다. “

문제 발생 시점은?

“최초 조짐이 나온 건 5월 16일경으로 본다. 17일부터 혈변이 나오고 폐사 두수가 크게 늘었다. 바이러스가 5월 10일경 들어오지 않았겠나 생각하는데 자세한 건 역학조사가 끝나야 한다.”

5월 10일이면 한달 가까이 바이러스가 돌아다녔다는 의미 아닌가?

“방역대를 해제한 게 5월 13일이다. 방역대가 설치된 지역은 방역이 잘 됐는지, 잔존 바이러스 있는지 등을 검사해서 이상이 없으면 해제한다. 방역대가 없는 곳 즉, 문제가 없었던 곳 역시 관련 절차를 따라 조치했다. 상시 특별방역체계를 가동 중이기 때문에 농가 모니터링과 시찰을 했다. 군산도 5월 7일 검사를 했을 때는 이상이 없었다.(날짜 관계는 좀 확인을 해봐야겠다.) 그러나 모든 농장을 항상 조사할 순 없고 샘플링 검사를 한다.”

바이러스 유입 경로가 중요한 데 군산에서 발생한 걸 보면 지난 겨울에 있었던 게 잔존한 걸로 보나?

“그렇다.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그렇다면 다른 지역에도 잔존 가능성이 있지 않나?

“물론 그럴 수 있다. 그러나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군산에서 판매돼 역학상 문제 있는 곳 빼고는 나머지 지역은 특이 동향 없다.”

농가가 AI 여부를 파악할 수 있나?

“대규모 상업농가는 AI 증상 등에 상당히 익숙한 편이다. 많이 죽어나, 산란율이 떨어지거나 혈변이 나오거나 이런 증상 등을 통해서 판단한다. 그런데 이번처럼 소규모 농가인 경우나 5~10마리 정도 자가 소비용인 경우 판단이 어려울 수 있다.”

군산 농장은 그렇지 않는 것 아닌가?

“군산에서도 농장주가 폐사가 늘자 수의사 불러서 봤다고 한다. 그게 5월 30일이다. 그런데 해당 수의사는 AI가 아닌 다른 가축 전염병에 걸렸다고 진단하고, 치료약을 처방했다. 애초의 진단이 잘못된 거다.”

수의사가 그걸 모를 수가 있나?

“가축방역협의회 때 대학교수 등 여러 전문가가 참석했는데 감보르병 등 가축 전염병은 AI 초기 증상과 거의 유사하다고 한다. 보기에 따라 정확한 진단이 어려울 수 있다. 역학조사를 해봐야 알겠지만 수의사가 알고도 숨겼으리라 보진 않는다.”

수의사도 모르고 대학교수도 모르면 농장주는 어떻게 알고 신고하나?

“폐사율이 어느 한도를 넘어선다든지 정상적이지 않은 일이 발생한다든지 이상이 생기면 신고를 해달라고 농장주에게 독려하고 있다. 예를 들어 군산 농장을 통해 오골계 500마리를 사간 제주도 농장에선 수백 마리가 죽었다. 이런 경우엔 신고를 하라는 의미다.”

세종= 박진석·장원석 기자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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