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수 헌재소장 후보자가 사형 선고했던 '시국사범' "저분은 좋은 자리로 가는데 내 인생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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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과거 5·18 당시 군 법무관 복무 시절 사형을 선고했던 시민군 참가자 배모씨가 37년간 겪은 어려움을 토로했다. 배씨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저분은 저렇게 좋은 자리로 계속 가는데 내 인생은 뭔가 하는 생각도 든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김이수 재판관이 서울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퇴근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김이수 재판관이 서울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퇴근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배씨는 1980년 5월 20일, 버스를 몰고 가다 경찰의 저지선을 들이받아 경찰관 4명을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판사였던 김 후보자는 배씨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1995년, '5·18 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된 이후 재심을 청구해 무죄를 선고받은 바 있다. 김 후보자는 1979년 12월 1일에 입대한 이후 1982년 8월 31일까지 육군 법무관으로 복무하며 5·18 관련자 재판에 다수 참여했다. 배씨를 포함, 5·18과 관련해 김 후보자의 유죄 선고가 뒤집힌 사건은 20여건 중 7건에 달한다.

배씨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군 판사로서 한계가 있었을 것으로 이해는 된다"면서도 "하지만 저분(김 후보자)은 저렇게 좋은 자리로 계속 가는데 내 인생은 뭔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밝혔다. 배씨의 딸은 "역사의 비극 속에 한 가정이 파괴됐지만 (김 후보자로부터) 직접적인 사과가 한 번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김이수 헌재소장 후보자

김이수 헌재소장 후보자

한편, 김 후보자는 지난 2012년 헌법재판관 인사청문회 당시 이러한 문제에 대해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사건을 확실하게 검토해 제 마음의 결단을 정하겠다. 사과보다도 오히려 더 튼 짐을 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 후보자는 아직 무죄가 확정된 사람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한 바 없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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