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자·답변자 모두 웃은 김상조 청문회 속 한 장면

중앙일보

입력

[사진 국회방송 화면 캡처]

[사진 국회방송 화면 캡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청문회에서 질문자와 답변자 모두 웃음을 참지 못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2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자유한국당 정태옥 의원은 "모 매체의 기사를 보면 김 후보자가 차도 안 타고 현금을 많이 안 쓰는 스타일이라고 해서 확인해봤다"고 질문을 시작했다.

정 의원은 "그러나 지난달 국회에 출입한 기록을 보니 주차장을 23번 사용했다. 자동차 보험 서류를 보니 48세 이상 부부 특약으로 되어있다"며 "자동차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차를 쓰는 것, 작은 거지만 적절치 않은 해명이었다"고 지적했다.

앞서 한 매체는 김 후보자 부부가 지난해 1억6000만원 상당의 소득을 올렸으면서도 신용카드와 현금 영수증 사용액은 1900만원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에 대해 김 후보자 측은 "김 후보자가 현금도 많이 쓰는 스타일이 아니다"라며 "차량도 운전하지 않는 등 검소한 편"이라고 해명했다.

김 후보자는 "40대까지는 진짜 지하철 타고 다녔는데 죄송하다. 저도 나이가 들면서 차를 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정 의원은 "이런 것까지 질문한다고 해서 죄송하다"고 웃으며 말했고, 김 후보자 역시 이 말을 듣고 웃었다.

김 후보자는 정 의원의 질문이 끝난 후 "과거에는 지하철도 타고 다녔지만, 요즘은 차 타고 다니는 것 맞다. 기사에 올라온 것은 10년 전 제자가 블로그에 올린 것을 보고 기사화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어찌 됐건 간에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한편 3일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김 후보자를 '부적격 인사'로 평가하며 자진 사퇴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유한국당 정준길 대변인은 구두 논평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진정으로 협치를 원한다면,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다면 당연히 사퇴시키거나 자진사퇴를 권유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그들이 그토록 비판했던 불통의 길로 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김 후보자 인사청문 심사경과보고서 채택과 관련해 "우리가 협조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하면서 "이낙연 국무총리보다 더 심한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바른정당 오신환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전날 인사청문회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을 거론하면서 "누구보다 도덕성이 철저해야 하는 공정거래위원장 자리에는 부적격하다는 생각"이라며 인사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에 대해 "논의해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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