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닥 생존기대 "물거품"|KAL여객기 실종에서 기해 발견까지|태수색대 이잡듯 정글뒤져|블랙박스 수거전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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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KAL858, 위치보고. 로저. 현위치 북위14도45분, 동경95도38분 어디스 (URDIS) 통과.』
『KAL858, 위치수신. 다음교신지점 북위13도57분, 동경97도51분 타보이(TAVOY) 방콕관제소와 수신바람. 굳바이 로저.』
중동근로자의 부푼 귀국꿈을 싣고 벵골만상공을 날던 KAL기는 29일 하오2시1분 (한국시간) 랭군항공통제소의 교신을 끝으로 지상과 일체의 연락이 끊겼다.
이 교신후 2시간만인 하오4시12분. KAL방콕지점에서 본사운항실에 실종사실이 타전되자 대한항공과 교통부·외무부등 관계기관에는 사고기의 행방추적, 대책강구에 비상이 걸렸고 하오7시 긴급TV뉴스와 외신을 통해 비보가 전해졌다.
실종직후 한국정부의 요청을 받고 구조작업에 나선 태국수색대는 30일 정오쯤 버마와 태국접경지역 정글에서 사고기로 보이는 잔해를 발견했고 태국공군대변인이 추락사실을 공식으로 확인, 혹시나하는 한가닥 기대마저 꺾이고 말았다.
정부는 실종사실이 통보된 직후 ICAO (국제민간항공기구)와 버마·태국당국에 실종기의 수색을 의뢰했으며 정글속을 뒤지던 태국수색대의 헬리콥터가 사고기의 잔해를 발견한 것은 한국시간으로 30일 정오였으며 태국공군은 뒤이어 이잔해가 KAL기임을 확인, 교통부에 통보했다.
이에 따라 교통부는 본격적인 추락경위와 사고원인을 밝히기 위해 태국정부와의 협조아래 블랙박스 수거에 나섰다.
◇비상=당시 KAL기의비행항로는 R68항로.
방콕까지의 비행 시간은45분.
다음위치 보고지점인 타보이까지의 거리는 1백54마일로 하오2시23분 위치보고를 5분여동안 기다리던 방콕관제소는 하오2시30분 KAL기를 찾기 시작했다.
『KAL858 위치 보고하라. KAL858 위치 보고하라.』
사고기와 교신할수있는 5개의 주파수(3개VHF, 2개 HF)를 바꿔가며 KAL858편을 찾았으나 응답이 없었다.
방콕관제소는 방콕항공통제소를 불러 교신여부를 확인했고 이때부터 버마와 태국의 사고수색대에 비상이 걸렸다. KAL 방콕지점에 실종사실을 알린것은 이때.
1시간40여분동안 확인 가능한 수단을 모두 동원했다.
KAL방콕지점은 아부다비 지점을 불러 아부다비이륙전 항공기의 이상유무와 연료탑재량을 확인했다.
실종당시 추정연료잔류량은 1시간39분을 비행할수 있다는 계산이 나왔다.
KAL방콕지점은 방콕관제소와 랭군항공통제소를 통해 공산권을 포함, 인근공항에 사고기의 불시착여부를 물었으나 그 어느 곳에서도 KAL기는 나타나지 않았다.
◇사고단정=결국 사고를 단정한 KAL방콕지점은 하오4시12분 본사에 실종사실을 알렸고, 즉시 KAL본사에는 임직원에 대한 비상소집이 발령, 사고수습대책본부를 구성했다.
사고소식이 국내에서 공식 확인된 것은 그러고도 2시간이상 지난 하오 6시28분. 방콕으로부터 서울지방항공국관제소에 실종소식이 공식통보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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