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의 미스테리, 드러나는 정황들

중앙일보

입력

음주 혐의로 입건됐던 타이거 우즈(미국)에 대한 새벽의 미스테리가 공개됐다.

플로리다주 경찰 우즈 입건 당시 상황 공개 #체내 알코올 검출 안돼 #허리 통증 위한 약물 복용 부작용 주장 #6월 5일 법정 서게 돼

미국 골프채널 등 주요 매체들은 3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경찰의 발표를 인용해 우즈가 적발 당시 차안에서 잠든 상태였다고 보도했다. 이제 앞서 우즈는 29일(현지시간) 오전 3시 경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의 자택 근처에서 음주 혐의로 체포됐다.

경찰에 따르면 우즈는 메르세데츠 벤츠 차량을 길 모퉁이에 세운 상태에서 시동과 우측 방향 지시등을 켜둔 채 잠들어 있었다. 범퍼는 찌그러진 상태였고, 운전석 쪽 타이어는 펑크가 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발견 당시 우즈는 혀가 꼬인 듯한 말투였으며, 한 발 들고 서 있기 등 음주 측정을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고 전해졌다.

그러나 검사 결과 우즈는 그의 주장대로 음주를 한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호흡 검사에서도 알코올 수치가 검출되지 않았다.

실제 체포 뒤 찍힌 우즈의 사진은 음주를 했다기 보다는 약물에 취한 모습이었다. 눈은 풀려 있고 얼굴은 면도를 하지 않아 텁수룩한 상태였다. 우즈 자신도 "술을 마시지 않았으며 허리 통증 때문에 합법적으로 처방받은 약물의 예상치 못한 체내 반응"이라고 주장했다. 우즈는 지난 달 네 번째 허리 수술을 받은 뒤 재활 중이었다.

우즈는 입건 당일 팜비치 카운티 구치소에 수감됐다가 법원 출두 서약을 하면서 풀려났다. 우즈의 재판은 오는 6월 5일에 팜비치 카운티법원에서 열린다.

우즈의 사건에 대해 투어 동료들은 안타깝다는 반응이다. 미국프로골프협회(PGA)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헌터 메이헌(미국)은 "제발 누가 이 친구를 좀 도와줘요"라며 "우즈가 자신에게 필요한 도움을 받기를 간절히 원한다"는 글을 올렸다.

그러나 공인으로서 적절치 못한 행동이었다는 비난도 만만치 않다. 미국 ESPN의 수석 기자인 이안 오코너는 "우즈는 자신 뿐 아니라 무고한 시민들까지 죽일 뻔 했다"고 그의 행동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미국의 골프 전문지인 골프다이제스트는 "만약 우즈가 유죄 판결을 받는다면 엄격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플로리다주는 DUI(음주 또는 약물 복용) 초범에게 6개월 이하의 징역, 집행 유예 1년, 벌금 1000달러 등의 형을 집행하고 있다.

한편 우즈는 지난 2009년에 소화전과 가로수를 들이박는 교통사고를 낸 후 경찰의 음주 조사를 거부해 논란이 인 적이 있다. 당시 전처인 엘렌 노르데그린과 부부싸움을 한 뒤 교통 사고가 일어났고, 사건 직후 20여 명에 이르는 여인과의 불륜 스캔들이 터지면서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었다. 우즈가 다시 재기하기까지는 3년 여의 시간이 필요했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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