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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우던 고양이 다치자 입양 의뢰한 반려인…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중앙일보

입력

반려인이 입양을 의뢰한 고양이 후추와 율무. [사진 나비네 인스타그램 캡처]

반려인이 입양을 의뢰한 고양이 후추와 율무. [사진 나비네 인스타그램 캡처]

애지중지 키우던 고양이들이지만, 돈이 없는 처지에 고양이를 키우기 부담스러워졌던 대학생이 동물보호단체에 고양이 분양을 부탁했다.

최근 유기동물보호단체 나비네(nabine)가 소개한 사연이다. 나비네는 "이 사연의 주인을 두둔하고 싶지는 않지만 고양이를 유기하지 않고 용기낸 반려인을 생각해 입양 홍보를 하려 한다"며 이같이 소개했다.

사연에 따르면 대학생 A씨는 후추와 율무라는 이름의 고양이 두 마리를 키우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집에 돌아와보니 후추의 다리가 부러져 있었다.

병원에서는 수술하지 않으면 다리를 절단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고 A씨는 고정 수입이 없는 대학생이지만 400여 만원이라는 큰 돈을 들여 후추를 치료했다.

[사진 나비네 인스타그램 캡처]

[사진 나비네 인스타그램 캡처]

문제는 다음이었다. 수술 후에도 후추의 다리가 제대로 회복되지 않은 것이다. 후추의 다리는 끊임없는 치료를 필요로했다. 그리고 후추는 잦은 치료로 인한 스트레스 탓에 A씨를 할퀴고 물어 뜯는 일이 자주 발생했다.

A씨는 점점 후추의 그런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아 매를 들게 됐다. 자신이 사랑하던 고양이에게 점점 못된 반려인이 되는 것 같아 고양이를 키울 여력이 없어지는 것을 느꼈다. 설상가상으로 율무도 임신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다.

A씨는 자신이 더이상 고양이들을 키울 수 없는 상태라는 것을 깨달았다. 심적으로 물질적으로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A씨는 후추와 율무가 좋은 반려인을 만나 행복한 새 삶을 살기를 원했다. 그래서 나비네에 연락했다.

나비네는 이 사연을 소개하면서 "반려동물과 함께한다는 것은 많은 희생과 책임이 따르는 일"이라며 "의료보험이 되지 않는 동물들은 간단한 기관지 질병에도 수십만원의 치료비가 지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반려인은 용기를 내 나비네에 손을 내밀었고 앞으로 쏟아질 비난을 감수하고라도 아이들이 다른 가정에 입양되기를 바란다"면서도 "반려동물은 생명인 만큼 불시에 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데 그때도 아이들을 치료할 의무가 있다"며 반려인의 안타까운 사정과 함께 반려인이 가져야할 책임에 대해 전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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