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라 vs 잘못 없다” 트럼프 사위 쿠슈너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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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이 뜨거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쿠슈너는 최근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 이른바 ‘러시아 커넥션’으로 미 연방수사국(FBI)의 수사망에 오르며 이 스캔들의 핵심 인물로 떠올랐다.

제러드 쿠슈너

제러드 쿠슈너

특히 지난해 12월 세르게이 키슬랴크 주미 러시아 대사를 만난 자리에서 “쿠슈너가 트럼프 정부 인수위와 러시아 간 비밀채널을 만들자고 제안했다”는 워싱턴포스트의 보도가 나오며 더욱 당혹스런 입장에 처했다. 관련 전문가들은 이 제안이 ‘간첩 행위’로도 여겨질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민주당은 맹공을 펼치고 있다.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28일(현지시간) “민주당 전국위원회가 쿠슈너를 즉각 해고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고 보도했다. 민주당 상원 의원인 코리 부커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쿠슈너는 당시 회의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대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월까지 국가정보국(DNI)의 수장이었던 제임스 클래퍼 전 국장 또한 이러한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그는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확실한 증거는 보지 못했지만, 정보기관의 모든 인사가 이 같은 접근(비밀채널 구축)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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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트럼프의 일부 측근들마저 쿠슈너에게 “휴직하라”고 종용하고 있다. ABC 방송은 28일 “트럼프의 측근들이 쿠슈너에게 잠시 백악관을 떠나 있으라고 압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가 백악관의 최고 실세인 만큼 해임을 주장하고 있진 않지만, 쿠슈너가 이대로 있으면 트럼프 정부에 좋을 일이 없단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공화당 의원 등 쿠슈너를 두둔하는 쪽도 사활을 걸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과 유럽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백악관을 음해하는 뉴스는 모두 거짓말”이라며 강력하게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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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켈리 미국 국토안보장관은 28일 NBC 방송 등과 인터뷰를 가지고 “그 제안(미ㆍ러간 비밀채널 제안)은 정상적인 것이며, 비밀이든 아니든 우리와 친하지 않은 조직과의 의사소통이라면 그것은 좋은 것”이라고 적극적으로 쿠슈너를 지지했다. 그는 또 “비밀채널이 있다고 해서 모든 것을 비밀로 하려고 한 것은 아니었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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