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전담부서」 탄생하려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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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대통령선거가 임박하면서 남성유권자보다 약32만명이나 더 많은 약1천3백10만명 가량의 여성유권자들을 겨냥, 각당후보들은 「매력 있는」 여성정책들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이 가운데 특히 눈길을 모으는 것은 정부차원의 여성기구.
민정당은 여성부 시설, 민주당은 대통령 직속의 여성위원회나 여성부 설치, 공화당은 여성관련부서의 독립 및 강화, 평민당은 여성청이나 여성국 설치등을 각각 제시함으로써 현재 보건사회부 산하 특수법인체인 한국여성개발원보다 한결 확대된 여성문제 전담기구를 기대케 하고 있다.
지난 83년 국가적 차원의 여성문제 전문연구기관인 한국여성개발원이 생겨 각종 여성문제와 그 해결방안들을 모색해 왔으나 관할 행정부처들과 원활히 연결되지 못하는데 따른 집행력의 한계점이 지적되어온 만큼 각당후보들의 공약은 여성들의 상당한 관심거리.
여성사회 연구회 이계경회장은 『인구의 절반이 넘는 여성들의 문제가 어째서 보사부와 관련된 사항들뿐이겠는가』고 반문하면서 『나라마다 실정에 따라 다르겠지만 한국의 경우는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가 상대적으로 너무 열악한 점을 감안해서 최소한 여성부 정도는 두어야 행정력의 뒷받침이 가능할것』이라고 말하다. 세계적으로 여성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정부관련기구는 각양각색. 프랑스의 경우는 81년 여성권리부를 신설하여 여성의 권리가 사회적으로 존중될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여성에 대한 차별철폐와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평등을 도모하며 여성노동위원회도 두고 있다. 도미니카공화국은 여성청소년부(54년), 방글라데시는 여성문제부(75년)를 각각 설치. 니카라과는 여성청 (79년), 아일랜드는 고용평등청(77년)등 각각 청단위의 기구를 갖추고 있다.
미국은 노동성 산하에 여성국 (20년), 서독은 청소년가족보건부에 여성문제국(79년)과 노동사회복지부에 여성과 직업부, 스리랑카는 계획수행부에 여성국(79년), 호주는 내무부에 여성문제국 (74년), 인도는 노동고용부에 여성복지발전국 (76년), 일본은 노동성에 여성청소년국과 국무총리실에 여성문제 기획추진본부 및 여성문제자문위원회, 홍콩은 노동부에 여성청소년국 (47년) 등을 각각 설치.
그밖에 여성지위위원회(노르웨이), 평등기회위원회(네덜란드), 여성고용자문위원회, (뉴질랜드), 여성노동위원회(룩셈부르크), 남녀평등위원회 (스웨덴·핀란드), 고용평등위원회 (영국), 여성고용촉진위원회(오스트리아), 여성발전통합위원회(콜롬비아), 여성지위자문위원회(캐나다)등을 노동부·국무총리실·국무성등의 산하에 두고 있다.
한편 한국 여성단체연합부회장 이미경씨는 『비민주적인 정부는 여성정책 역시 비민주적일수 밖에 없다』고 전제하고 실천여부와 상관없는 「선심공약」에 현혹되지 않도록 그들이 내놓는 가족법·고용평등법등의 구체적인 내용을 낱낱이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 또 집행력이 없는 위원회 성격의 기구로는 산적한 여성문제들을 효율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며 『역시 행정력을 갖춘 여성부로 독립해야할것』 이라고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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