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세먼지 배출 주범, 경유차 아닌 무연탄 사용 공장"

중앙일보

입력

우리나라 초미세먼지(PM 2.5) 배출량의 절반 이상이 무연탄을 사용하는 공장 등 제조업 공정 과정에서 발생한다는 통계가 나왔다. 무연탄으로 인한 PM 2.5 배출량은 4만 282톤, 경유에 따른 배출량은 1만 8866톤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정부의 PM 2.5 저감 대책에 있어 무연탄 배출량에 더욱 초점을 맞춰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수도권 미세먼지

수도권 미세먼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국립환경과학원이 지난해 공개한 '2013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통계'의 분석 결과 PM 2.5 전체 배출량 7만 6802톤 중 절반 이상인 4만 285톤(52.5%)이 무연탄에서 비롯됐다고 밝혔다. 또, 이 무연탄에서 비롯된 PM 2.5의 대부분은 제조업 연소과정(3만 9789톤)에서 배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PM 2.5를 배출하는 곳으로 꼽인 2개소 모두 무연탄을 사용하는 공장이 차지했다. 경북 포항의 비금속광물 제품 제조업 부문에서 총 1만 3387톤, 충남 당진의 1차 금속산업 부문에서 1만 3333톤의 PM 2.5가 각각 배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무연탄에 이어 PM 2.5 배출량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경유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배출량은 무연탄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지만 이 역시 주요 배출원 중 하나인 것이다. 이에 대해 이용득 의원은 "경유값 인상은 박근혜 정부가 추진한 것으로 새 정부의 공약에는 없는 정책"이라며 "에너지 전반에서 발생하는 환경비용에 대한 체계적인 고려 없이 교통부문만 상대가격을 조정할 경우 국민의 동의를 얻기 어렵고 제2의 전기요금 누진제 논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경유에만 초점을 맞춰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추진하는 것은 기업 봐주기 아니냐고도 지적했다.

한편, PM 2.5 저감 노력에 있어 경유뿐 아니라 휘발유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유럽 등 선진국에선 PM 2.5 배출 규제를 경유 차량뿐 아니라 휘발유 차량에도 적용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최근 효율성 등을 이유로 휘발유 직분사 엔진의 대중화가 진행중인 가운데 휘발유 직분사 엔진의 미세먼지 배출량이 상당하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EU 집행위원회는 2018년부터 현재 경유 차량에 장착된 미립자 필터(DPF)를 휘발유 차량(GPF)에도 의무 장착키로 합의했다. 또, 오는 9월부터 실시되는 '배출가스 실 도로주행 테스트(RDE)' 과정에서 경유뿐 아니라 휘발유 차량에 대해서도 미세먼지 배출 규제를 동일하게 적용하기로 했다.

또, 경유와 휘발유 등 연료를 사용하는 오염원 중엔 자동차 외에도 발전기, 농기계 등 다양한 '비도로이동오염원'이 있다. 미국 환경청(EPA)는 앞서 PM 2.5 오염원에 대한 분석을 통해 경유 비도로이동오염원이 전체 배출량의 51%를 차지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어 "이동수단 자체는 미세먼지의 주요 원인"이라면서도 "경유나 휘발유 중 어느 하나가 미세먼지의 주요 오염원이라고 특정지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상욱 기자 park.lepremi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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