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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과 함께 한 모든 날들이 좋았다”…촛불집회 주최 측 ‘퇴진행동’ 해산

중앙일보

입력

지난 2월 2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민중총궐기 17차 범국민행동의 날 집회 참석자들이 레드카드와 촛불을 들고 박근혜 전 대통령 의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지난 2월 2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민중총궐기 17차 범국민행동의 날 집회 참석자들이 레드카드와 촛불을 들고 박근혜 전 대통령 의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지난해 10월 29일 3만으로 시작된 촛불은 그해 12월 3일 232만으로까지 늘어났다. 같은 달 9일 국회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을 가결했다. 그리고 지난 3월 10일 박 전 대통령은 파면됐다. 그동안 서울 광화문과 전국 곳곳에는 도합 1700만의 촛불이 타올랐다. 추위로 전국이 꽁꽁 얼어붙었던 날, 함박눈이 펑펑 내리던 날, 장대비가 내리던 날에도 촛불은 늘 그자리에 지켜왔다.

지난 1월 7일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제11차 촛불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는 세월호 1000일 추모행사로 진행됐다.

지난 1월 7일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제11차 촛불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는 세월호 1000일 추모행사로 진행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일이 임박했던 지난 3월 4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시민들이 분장을 한 채 탄핵 인용을 외치고 있다. 김성룡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일이 임박했던 지난 3월 4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시민들이 분장을 한 채 탄핵 인용을 외치고 있다. 김성룡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선고 이틀 째인 지난 3월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에서 참가자들이 '탄핵 환영' 폭죽을 쏘아 올리고 있다. 오종택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선고 이틀 째인 지난 3월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에서 참가자들이 '탄핵 환영' 폭죽을 쏘아 올리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이 촛불집회를 200일 가까이 이끌어 온 시민사회단체 모임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24일 오전 해산을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퇴진행동은 "박근혜 정권 퇴진이라는 소임과 역할을 다했기에 국민들께 해산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늦가을에 시작해 매서운 한파를 뚫고 새봄이 올 때까지 촛불을 꺼트리지 않은 시민들이야말로 위대한 촛불항쟁, 촛불혁명의 주인공들이고 세월호 가족들도 촛불의 버팀목이 돼 줬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9일 촛불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이 경찰버스에 부착된 꽃 스티커를 떼어내고 있다. 꽃 스티커는 큰 갈등 없이 평화롭게 진행됐던 이번 촛불집회 문화를 보여준 대표적인 상징물이었다. 전민규 기자

지난해 11월 9일 촛불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이 경찰버스에 부착된 꽃 스티커를 떼어내고 있다. 꽃 스티커는 큰 갈등 없이 평화롭게 진행됐던 이번 촛불집회 문화를 보여준 대표적인 상징물이었다. 전민규 기자

퇴진행동은 이날 경과 보고와 함께 참여인원 추계 등을 발표하며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에 시민들은 분노했고 정치권과 국회가 주저할 때 광장을 통해 이를 질타했다. 광장은 민주주의의 학습장이었고 해학으로 어우러진 축제의 장이었다. 이들의 평화로운 분노에 공권력은 폭력을 멈췄다"며 지나온 촛불집회들을 회상했다. 또 "역사는 광장의 촛불을 일상의 촛불로 환하게 밝힌 시민들이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할 것이다. 퇴진행동의 모든 구성원은 시민들의 한사람으로써 기꺼이 그 길에 함께 나서겠다. 촛불과 함께한 모든 날이 행복했다"고 밝혔다.

퇴진행동은 해산 이후 기록기념위원회를 구성, 그간 촛불집회가 걸어온 길을 집대성한 백서를 만들어 다음 해 10월 29일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 재정운용계획도 공개했다. 지난해 10월 29일부터 지난 12일까지 수입액은 약 39억8000만원, 지출액은 32억1000만원이었다. 남은 7억7000만원은 기록사업, 올해 11월 예정된 촛불 1년 문화제, 적폐청산 투쟁 지원 등으로 쓸 예정이다.

해산을 선언하면서도 퇴진행동은 이것이 끝이 아닌 시작임을 강조했다. 이들은 "앞으로도 적폐 청산, 촛불개혁 등 남은 과제를 실현하는 데 각자의 자리에서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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