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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 씻기 전 '이것' 탄 물에 10분 이상 담가야

중앙일보

입력

지난 2014년 5월 인천 지역 10개 초·중·고교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집단 식중독이 발생해 학생 1163명이 식중독에 걸렸다. 보건당국이 원인을 들여다보니 10개 학교 모두 동일한 업체에서 납품받은 김치를 제공했다. 이 김치에서 병원성 대장균이 검출됐다. 조사 결과 오염된 열무를 충분히 세척·소독하지 않고 김치를 담근 것으로 나타났다.

무더운 여름 대장균 식중독 환자 급증 #채소 먹고 탈난 환자가 10명 중 4명 #식초 10배 희석한 물로 '소독' 거쳐야 #씻은 뒤에도 상온에 2시간 두면 위험 #육류·계란은 속까지 완전히 익혀 먹어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3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로 식중독 발생 위험이 커져 음식물 보관·섭취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23일 밝혔다. 식중독은 세균·바이러스·화학물질 등 다양한 원인으로 사계절 발생한다. 그중에서도 여름철은 고온다습한 날씨에 병원성 대장균 등이 증식하기 쉬워 세균성 식중독이 가장 많이 나타난다. 최근엔 지구온난화로 더위가 일찍 찾아오고 폭염도 잦아져 대장균 식중독 환자가 늘고 있다. 2013년 1089명에서 2015년 2138명, 지난해 2754명으로 증가했다.
식중독에 걸리면 묽은 설사와 복통·구토·탈수 등 증상이 나타난다. 식중독을 예방할 수 있는 요령을 정리했다.

채소를 세척할 때는 그냥 물에 씻는 것보다 식초나 염소 소독액을 사용하는 게 좋다. [중앙포토]

채소를 세척할 때는 그냥 물에 씻는 것보다 식초나 염소 소독액을 사용하는 게 좋다. [중앙포토]

식중독은 오염된 물과 채소·육류 등으로 감염된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원인은 채소다. 최근 5년간(2012~2016년) 발생한 환자 10명 중 4명(41.8%)은 김치 등 채소류 식품을 잘못 먹어 탈이 났다. 육류(14.2%)와 김밥 등 복합조리식품(2.6%)보다도 압도적으로 많다.

분변·축산폐수에 오염된 지하수와 강물을 그대로 농업용수로 써서 채소를 재배하면 병원성 대장균에 노출되기 쉽다. 채소가 주된 식중독 감염원이 되는 것은 대장균에 오염된 상추·부추·오이 등을 깨끗한 물로 씻지 않거나 씻더라도 상온에 장시간 뒀다가 섭취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채소는 물에 대충 씻으면 안전하지 않다. 흐르는 물에 먼저 씻은 뒤 염소소독액(살균제)이나 식초에 담그는 소독 과정을 거쳐야 한다. 살균제(100ppm 염소 소독액 기준)를 쓸 때는 살균제 10㎖에 물 4ℓ 정도를 희석해서 5분 정도 채소를 담그면 된다. 살균제가 없는 가정은 식초를 이용해도 된다. 식초 한 스푼당 물 10~16스푼 정도를 섞고 여기에 채소를 10~15분 정도 오래 담그면 살균 효과가 나타난다. 소독 이후엔 다시 물로 3회 이상 충분히 헹구는 게 좋다.

살균 처리를 한 뒤에도 채소의 작은 틈새에 식중독균이 살아남아 증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채소는 세척·소독 후 최대한 빨리 조리하거나 냉장 보관하는 게 좋다. 특히 상온에 2시간 이상 두는 것은 금물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여름철 상온 보관시 물로만 씻은 식재료는 0.5~1시간, 살균 처리한 식재료는 1.2~2시간까지만 안전한 편이다.

양배추를 살균 세척하기 전(왼쪽)에는 식중독균이 매우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세척 후(오른쪽)에는 양배추 표면의 식중독균이 거의 다 사라졌다. [자료 식약처]

양배추를 살균 세척하기 전(왼쪽)에는 식중독균이 매우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세척 후(오른쪽)에는 양배추 표면의 식중독균이 거의 다 사라졌다. [자료 식약처]

더운 여름, 식중독 조심하세요

아울러 음식을 조리할 때는 비누 등을 사용해 30초 이상 손을 꼼꼼하게 씻어야 한다.
육류나 수산물을 세척할 때는 날로 섭취하는 채소·과일 등에 물이 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칼과 도마도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조리가 되지 않은 식품과 이미 조리가 된 식품을 구분해 써야 한다. 또한 육류와 계란·수산물을 익힐 경우엔 내부까지 완전히 익도록 충분히 가열하고 되도록 빨리 먹는 게 좋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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