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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특사 中 지도자 면담 ‘플러스 α’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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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4강 특사외교가 시작됐다. 이해찬 전 총리를 단장으로 하는 중국 특사단은 18일 오전 10시30분 KE2851편으로 베이징에 도착할 예정이다.

중국의 한·중관계 회복 의지 가늠자 예상

한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중국 특사 외교는 2003년 2월 노무현 당시 대통령 당선인이 이해찬 의원을 특사로 중국에 파견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거치며 중국은 특사 회견 인사 폭을 확대하면서 한국 중시 입장을 피력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주요국 특사단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다. 오찬을 마친 후 문 대통령이 이해찬 중국 특사에게 친서를 전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70516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주요국 특사단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다. 오찬을 마친 후 문 대통령이 이해찬 중국 특사에게 친서를 전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70516

당시 이해찬 특사는 2002년 가을 16차 중국 공산당 대회에서 총서기에 취임했지만 국가주석 취임 전이던 후진타오(胡錦濤) 공산당 총서기 대신 실권자이던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 겸 중앙군사위 주석을 중난하이(中南海)에서 만나 당선인 친서를 전달했다.

당시는 2002년 10월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의 평양 방문 당시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 핵탄두 개발을 시인하면서 2차 북핵 위기가 고조된 상황이어서 이해찬 특사와 장쩌민 주석의 회담은 국내외 높은 관심을 받았다.

장 주석은 회담에서 “중국은 남북 화해, 협력 발전을 지지하며 한반도가 최종적으로 자주 평화 통일을 실현하기를 지지한다”면서 “직면한 핵 문제에서 중국은 한국이 역할을 발휘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해찬 특사는 후진타오 총서기는 만나지 못하고 탕자쉬안(唐家璇) 외교부장과 별도 회담을 가진 뒤 귀국했다. 노무현 대통령 취임식에서 지난주 세상을 떠난 첸치천(錢其琛) 정치국원 겸 부총리가 축하 사절로 방한했다.

역대 한국 대통령 당선인 특사의 중국 지도자 회담 내용을 보도한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왼쪽부터 인민일보 2003년2월14일자, 2008년1월18일자 1면, 2013년1월24일자 1면. [인민일보 데이터베이스 캡처]

역대 한국 대통령 당선인 특사의 중국 지도자 회담 내용을 보도한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왼쪽부터 인민일보 2003년2월14일자, 2008년1월18일자 1면, 2013년1월24일자 1면. [인민일보 데이터베이스 캡처]

2008년 이명박 정부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중국 특사로 파견했다. 유정복·유기준 의원, 구상찬 전 의원과 외교안보수석에 임명된 김태효 성균관대 교수로 구성된 특사단은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인민대회당에서 회담하고, 댜오위타이(釣魚臺)국빈관에서 구슈롄(顧秀蓮) 전인대 부위원장과 탕자쉬안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추가 회담을 가졌다. 특사단은 양제츠(楊潔篪) 외교부장과도 별도 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 격상 방안을 논의했다. 당시 후진타오 주석은 ”장기안정, 전면협력, 평등호리가 한중관계를 다루는 중국의 방침”이라고 밝히고 “한중관계 수준을 한중 전면협력동반자 관계에서 더 높이 격상시키자”고 제안했다.

2013년 박근혜 정부의 김무성 특사는 기존 면담 대상이던 당 총서기, 전인대 부위원장, 외교 담당 국무위원과 외교부장 외에 왕자루이(王家瑞) 당 대외연락부장까지 추가로 면담했다. 18차 당대회 이후 정권 교체기이던 중국은 후진타오 국가주석 대신 시진핑(習近平) 공산당 총서기가 인민대회당에서 김무성 특사단을 만났다.

시진핑 총서기는 당시 회담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유지는 한·중 양국의 근본 이익”이라며 “한반도 문제는 표본겸치(標本兼治·근본적 원인과 시급한 증상 처리를 동시에 한다)로 해결해야 하며 중국은 한반도의 최종적인 자주·평화·통일 실현을 지지하며 중국은 적극적인 역할을 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김무성 특사는 천즈리(陳志立) 전인대 부위원장, 다이빙궈(戴秉國) 외교 담당 국무위원, 양제츠(楊潔篪) 외교부장, 왕자루이 당 중앙대외연락부장까지 잇달아 회담을 갖고 신정부의 중국 중시정책을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는 당선자가 아닌 대통령 특사로 대중 외교를 시작하는만큼 국가주석·전인대·국무원·공산당중앙의 회담자 직급을 높이던지 면담 인원이 추가될 예정이다. 베이징 외교소식통은 “과거 당선인 특사보다 중국측 면담 인사 수준에서 ‘플러스 α’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로서는 이해찬 특사를 면담할 중국측 인사의 명단과 시간은 공개되지 않았다.

정지융(鄭繼永) 중국 푸단(復旦)대 한반도연구센터 주임은 17일 환구시보 칼럼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직후 통화·특사·대화·인맥외교를 펼치고 있다”고 평가한 뒤 “한·중 수교 25주년을 앞두고 문재인 신정부는 ▶한·중 관계에서 안보전략 분야의 균형, ▶미·중 경쟁 속에서 한국의 균형된 입장, ▶대북 관계에서 균형 정책 등 세 가지 균형 외교가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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