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년 전 승차권 훔친 일 맘에 걸려…1000배로 갚아

중앙일보

입력

지난 15일 구미역에 전해진 50대 여성의 사연. 44년 전 550원짜리 승차권을 훔쳐 양심에 걸린다며 이를 1000배로 갚으려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사진 코레일 대구본부]

지난 15일 구미역에 전해진 50대 여성의 사연. 44년 전 550원짜리 승차권을 훔쳐 양심에 걸린다며 이를 1000배로 갚으려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사진 코레일 대구본부]

44년 전 열차 승차권을 훔쳤던 일이 양심에 걸려 운임을 1000배로 갚은 50대 여성의 이야기가 알려졌다.

여고생 때 훔친 550원짜리 승차권 #구미역 찾아 55만원으로 갚은 여성

코레일 대구본부 구미역에 근무하는 이진 부역장은 지난 15일 50대 후반 여성 손님으로부터 편지와 봉투 하나를 건네받았다. 편지에는 44년 전인 1973년 대신역에서 550원짜리 승차권을 훔쳤다는 양심 고백이 담겨 있었다.

이 여성은 편지를 통해 "44여년의 빚진 것을 갚으려 한다"며 "직원 분이 패스(승차권)를 끊어 주시다가 손을 씻으러 간 사이에 저는 순간 욕심에 끌려 그 밑에 있는 패스를 한 장 더 떼 왔다"고 했다.

그는 "저는 그 순간이 너무 후회스럽고 부끄러웠다"며 "1000배로 갚아도 모자랄 것 같지만 이제라도 갚게 돼서 참으로 다행"이라고 전했다. 편지와 함께 전달된 봉투에는 55만원이 들어 있었다.

코레일 대구본부 최순호 본부장은 "44년이란 시간이 지났음에도 과거의 잘못을 잊지 않고 되갚은 이 사연은 아직 우리 사회에 양심이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소중한 사례"라고 말했다.

구미=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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