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두번째 도전서 원내대표된 우원식..."대통령도 그렇고, 민주당선 재수가 대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0년만에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이 '여소야대' 정국을 헤쳐나갈 신임 원내대표로 우원식(3선) 의원을 16일 선출했다.

 우원식 신임 원내대표는 고(故)김근태계로 분류된다. 중소기업 또는 자영업자, 비정규직 노동자 등의 불평등(갑을관계 문제)문제를 다뤄온 당내기구 '을지로위원회'의 초대 위원장을 맡아 활동했다.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는 특정후보 캠프에 들어가지 않았고,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로 선출된 뒤에야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을지로민생본부 공동본부장을 맡았다.

그래서 그의 당선은 이변으로 꼽힌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표 경선에서 61표를 얻어 홍영표 의원(54표)을 7표 차로 이겼다. 홍 의원은 친문재인(친문)직계로 꼽히는 인사다.

우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개혁 순서에 제일 앞세울 것이 민생"이라며 "원내에 즉각 100일 민생 상황실을 만들어 해결할 것들을 꼼꼼하게 챙겨 10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모두가 문재인이고, 우리 모두가 민주당"이라며 "서로 손을 잡고 대한민국의 성공을 위해 나가라는 여러분의 명령을 받아 문재인 대통령, 추미애 당 대표와 함께 가겠다”고 했다.

또한 "국민의당과 함께할 수 있는 공통분모를 우선 추진하고, 선거 과정에서 흐트러진 감정을 추스르겠다. 김동철 신임 국민의당 원내대표와 오랜 인연이 있어 소통할 수 있는 범위와 깊이가 상당히 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우 원내대표의 당선을 두고 당내에선 친문 일색의 당·청 관계에 대한 견제심리가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날 추미애 대표의 당직개편에서 친문계 직계인 김태년 의원이 정책위의장을 맡게 된 상황에서 원내대표까지 홍영표 의원이 맡게되면 특정세력의 독주를 막을 수 없을 것이란 판단을 했을 것이란 의미다. 실제 수도권의 한 의원은 "의원들 사이에서 친문 원내대표가 당선되면 당이 청와대의 거수기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며 "수평적인 당청관계를 위해서는 우 의원이 더 낫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우 원내대표는 탈계파를 선언했다. 그는 정견발표에서 "우리안에서 청와대와 누가 더 가깝다, 덜 가깝다고 하는건 깻잎한 장 정도의 미세한 차이"라며 "(경선의)본질은 대통령의 개혁과 통합의지를 잘이해하고 풀어나갈 사람을 찾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정·청간 질서있게 토론하고, 시스템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성공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박홍근(재선) 의원을 원내수석부대표에, 강훈식(초선)ㆍ제윤경(초선) 의원을 원내대변인에 임명했다. 박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을, 강 의원은 안희정 충남지사를, 제 의원은 이재명 성남시장을 도왔다.

문 대통령은 우 원내대표에게 축하전화를 걸어 "우 원내대표가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덕담을 한 뒤 "각 당의 원내대표단이 정해지면 함께 만나자"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에도 원내대표에 도전했다가 우상호 후보에게 패했다. 이번이 두번째 도전이었다. 당내에선 "대통령도 그렇고, 재수가 대세"라는 말도 나왔다.

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