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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1000년 왕국 신라 이야기, 세계에 알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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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경상북도가 출간한 『신라 천년의 역사와 문화』.

경상북도가 출간한 『신라 천년의 역사와 문화』.

1000년 왕국 신라 역사를 담은 역사서가 영어·중국어·일본어로 번역돼 이달 초부터 전 세계 60개국으로 전파되고 있다. 이 책은 그동안 삼국사로 묶여 있던 신라 역사만 따로 분리한 『신라 천년의 역사와 문화』(이하 『신라사』)란 책이다. 경상북도는 지난해 12월 총 30권으로 『신라사』를 발간한 뒤 이를 전 세계에 보내기 위해 역사·문화 두 권으로 된 번역본을 이번에 새로 만들었다. 로마 역사처럼 신라사를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서다.

경북도, 번역 역사서 60개국 배포 중

편집부위원장을 맡은 주보돈(65) 경북대 교수는 14일 “삼국사에서 신라 역사 부분만 떼내 정치·경제·사회·문화 전 분야를 방대하게 정리한 건 처음”이라며 “학계의 주류 연구 성과를 통설화했다”고 말했다.

경상북도는 이 책을 60개국 도서관·문화원 등 300여 곳에 협조 공문과 함께 보내고 있다. 책이 발송된 곳은 중국 베이징(北京)대와 쓰촨(四川)대 도서관, 미국의 하버드대·예일대·프린스턴대·듀크대 도서관, 일본 도쿄대·와세다대 도서관, 인도 델리대 도서관 등이다. 이밖에 일본 도쿄국립박물관과 인도 한국문화원, 독일 한국문화원, 남아프리카공화국 문화홍보관, 뉴욕 문화홍보관 등에서도 이 책을 만날 수 있다.

경상북도는 이밖에 신라사 연구가인 일본의 나카무라 다이스케(中村大介), 니시타니 다다시(西谷正), 미국의 잭 데이비 등에게도 책을 보냈다. 신라사를 전공하는 외국 학자들의 연구를 돕기 위해서다. 서원 경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경북의 뿌리인 신라를 총망라한 책자가 세계의 언어로 만들어져 지자체 차원에서 배포하는 것 자체가 처음 있는 일이다. 국격(國格)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신라사』는 지역 정체성을 찾는 데 주력해온 경상북도가 주도했다. 민족사의 뿌리가 되는 신라 역사가 광복 이후 제대로 정리된 게 없다는 반성도 책을 편찬하게 된 계기 중 하나다. 편찬 작업엔 집필진 136명(모두 65세 이하 박사)이 참여했다. 편집위원회(위원장 노중국 계명대 명예교수 등 12명)가 2011년 꾸려진 뒤 5년간 공들여 책을 발간했다. 이 책에선 신라의 출발인 사로국 태동부터 삼국통일을 거쳐 고려로 이어진 신라의 시대적 흐름이 정치·경제 등 분야별로 자세히 다뤄졌으며, 신라의 삼국통일이 한국 문화의 원류를 형성했다는 점도 재조명됐다.

안동=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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