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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문 미러시트, LED보안등 … “여성들 밤길 안심하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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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거울길이 처음 도입된 서울 관악구 행운동의 한 다세대주택 입구에 거울이 설치돼 있다. [사진 서울시]

거울길이 처음 도입된 서울 관악구 행운동의 한 다세대주택 입구에 거울이 설치돼 있다. [사진 서울시]

거울이 든든한 경찰의 역할을 할 수 있을까. 현관문에 거울을 붙여 범죄를 예방하는 ‘여성 안심 거울길’이 다음달 초 서울 노원구 공릉1동에 조성된다.

골목길 범죄 막을 아이디어 디자인 #노원·관악 범죄예방 ‘거울길’호평 #범죄자 얼굴 볼 수 있어 예방 효과 #노원구, 2년 새 6대 범죄 21% 감소

노원구청은 공릉1동 다세대주택 50동의 출입구 현관문에 거울처럼 상(像)이 비치는 반사필름 ‘미러시트’(가로 90㎝, 세로 30㎝)를 부착한다. 2015년 상계 2·3동(다세대주택 22동)에 생긴 이후 두 번째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다세대주택에 거울처럼 사람이나 사물을 비추는 '미러시트'가 부착돼 있다.[사진 노원구청]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다세대주택에 거울처럼 사람이나 사물을 비추는 '미러시트'가 부착돼 있다.[사진 노원구청]

‘거울길’은 ‘범죄예방디자인(CPTED)’ 시설의 일종이다. 보행자를 뒤따라오는 사람을 볼 수 있고 범죄자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어서 범죄 예방 효과가 있다는 게 구청 측의 설명이다.

공릉1동에 거주하는 임혜진(38)씨는 “늦은 밤에 현관문을 열 때마다 누군가 내 뒤를 따라 들어오면 어쩌나하는 두려움이 컸다”면서 “그런데 현관문에 거울을 붙이면 내 뒤에 누가 있는지 보여 마음이 놓일 것 같다”고 말했다. 노원구는 월계동·중계동 등의 다세대주택 100동에도 미러시트를 부착할 계획이다.

노원구는 2014년부터 거울길을 포함한 ‘범죄예방디자인’을 적용해 ‘일반주택 범죄제로화 사업’을 펼치고 있다. 다세대주택 지역을 중심으로 고화질 폐쇄회로TV(CCTV) 559대, 비상벨 248개, LED보안등 522개 등을 설치했다. 실제로 범죄 예방 효과도 입증됐다. 경찰대 부설 치안정책연구소에 따르면 노원구의 살인·성폭력·절도 등 6대 범죄는 2014년 6~9월 358건에서 2016년 같은 기간 283건으로 21% 줄었다.

서울시가 거울길을 처음 도입한 관악구 행운동의 한 다세대주택. [사진 서울시]

서울시가 거울길을 처음 도입한 관악구 행운동의 한 다세대주택. [사진 서울시]

서울시가 고안한 거울길은 2013년 1인 여성 가구가 절반에 육박하는 관악구 행운동에 처음 도입됐다. 서울시의 18개 자치구 36개 동에 ‘미러시트’가 부착됐다. 노원구 등 일부 자치구는 자발적으로 거울길을 확대하고 있다.

강효진 서울시 디자인정책과 디자인개발팀장은 “미러시트가 범죄율을 낮춘다는 정확한 통계는 아직 없지만 특히 원룸이나 다세대주택에 사는 여성들의 범죄에 대한 불안감을 낮추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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