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통령 때와 달리… 美 백악관 대변인 명의로 '문재인 축하' 성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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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악관의 숀 스파이서 대변인은 9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 당선에 맞춰 성명을 내고 "한국 국민들과 함께 평화롭고 민주적인 권력 이양을 축하한다"며 "우리는 미국과 한국의 동맹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양국 간 영원한 우정과 파트너십을 심화하기 위해 문 당선인(성명 발표 당시)과 협력하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 [사진 백악관 브리핑 영상]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 [사진 백악관 브리핑 영상]

스파이서 대변인은 또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드 비용 한국 부담' 발언에 대한 문 대통령의 반발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대통령(트럼프)은 그(문재인)를 만나기를 고대하고 있으며 우리의 공동 관심사에 대해 논의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당선 당시엔 #대통령 오바마 명의로 성명 발표

일각에선 이날 백악관 대변인 명의의 축하 성명은 5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선 직후(미국시간 2012년 12월19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자신 명의의 축하 성명을 낸 것에 비해 격이 떨어지는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고고도미사일방어(사드)체계 배치를 둘러싼 이견 등 양국 간 미묘한 기류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당시 오바마는 성명에서 "한·미동맹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의 핵심(linchpin)역할을 하고 있다"며 "한국과 미국은 경제·안보·국민 간 유대 측면에서 글로벌 파트너 관계를 공유해왔다"며 강조했다.

이에 외교 당국자는 "트럼프 행정부는 과거의 의전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것이 특징"이라며 "지난 7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당선 때도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발표했다(트럼프는 트위터를 통해 별도 축하 메시지 보냄)"고 말했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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