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미" "축하한다" 'MVP 모자(母子)' 감격 포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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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보울 MVP로 미국의 영웅으로 떠오른 하인스 워드가 11일 애틀랜타 교외의 주택가에 있는 어머니댁을 찾아 모친을 꼭 안아주고 있다. [애틀랜타=연합뉴스]

워드가 중앙일보 독자를 위해 자신의 이름을 사인했다. 애틀랜타=남정호 특파원

"축하한다(Congratulations), 아들아."

11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교외의 맥도너시 주택가. 올해 미국 수퍼보울(미식축구 결승전)에서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하인스 워드(30)의 어머니 김영희(59)씨는 집으로 찾아온 아들을 힘껏 부둥켜안았다. 홀몸으로 아들을 미국 프로 풋볼계의 최정상 선수로 키워낸 어머니와 불굴의 노력으로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아들이 감격의 기쁨을 나누는 순간이었다. 흰 티셔츠에 청바지 차림으로 영국제 최고급 승용차 벤틀리를 몰고 온 워드는 어머니의 볼에 축하의 키스를 건넸다. 한국 취재진을 향해서는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했다. 손가락으로 'V'자를 그려보이며 "승리"라고 말하기도 했다.

"왜 부인과 아들은 안 데려왔느냐"는 질문에 그는 "어머니와 단둘이 오붓한 시간을 갖기 위해 혼자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빡빡한 시합 일정으로 인해 지난해 11월 추수감사절 이후 어머니를 처음 찾아뵙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계획을 묻는 질문엔 휴식을 취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지난 일주일 간 각종 행사와 미디어에 출연하느라 정신없었다"며 "일단 집에서 쉬면서 가족과 지내겠다"고 했다. 이어 "경기 시즌 동안엔 몸이 완전히 혹사당한다"며 "시합 중 다친 어깨도 아직 완전히 낫지 않아 한 20일 정도는 푹 쉴 계획"이라고 밝혔다.

어머니 선물은 가져왔느냐고 묻자 그는 "돈을 많이 가져왔다"는 우스갯소리로 넘겼다. 이어 워드는 "저녁 장소는 알려줄 순 없지만 어머니와 함께 중국식당에서 짬뽕을 먹기로 했다"고 말했다. 어머니 김씨는 꽤 쌀쌀한 날씨 속에서 인터뷰가 길어지자 "이제 그만하자"며 말렸다.

김씨는 "이번 일로 사람들에게 너무 많이 시달렸다"며 "피곤했던지 집 화장실에서 넘어져 팔에 멍까지 들었다"고 털어놨다. 자식을 잘 기른 비결을 묻자 김씨는 "애가 혼자 밥 잘 먹고 공부해 잘 컸지 내가 특별히 한 것은 없다"고 몸을 낮췄다. 그러면서도 김씨는 "애들은 때려서 기르고 너무 위해 줘선 안 된다"며 엄한 자식 교육을 재차 강조했다.

애틀랜타=남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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