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한증 치료하면 삶의 질 쑥 올라가요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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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영 기자] 여름철을 앞두고 벌써부터 고민인 직장인이 많다. 땀 때문이다. 특히 겨드랑이, 얼굴 같이 겉으로 잘 보이는 신체 부위에 땀이 많이 나면 위생뿐 아니라 외관상 좋지 않아 사회생활을 하는 데 큰 스트레스가 된다.

직장인 최모(32)씨가 그렇다. 여름철만 되면 상의를 한 벌 더 가지고 출근한다. 오후가 되면 겨드랑이 부위가 흠뻑 젖어 갈아입어야 하기 때문이다. 틈틈이 화장실에서 손수건으로 땀을 닦고 데오드란트 제품도 써봤지만 효과가 없었다. 고민 끝에 대학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은 결과 ‘다한증’이란 진단을 받았다. 병원 의사의 권유대로 수술을 받은 후 땀에 대한 고민이 사라졌다.

날이 따뜻해지면서 다한증으로 고민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다한증은 교감신경의 기능이 비정상적으로 커져 땀이 많이 나는 현상을 말한다. 한국인의 0.6~1% 정도가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한증은 땀의 분비 부위에 따라 국소 및 전신적 다한증으로 구분한다. 원인에 따라서는 1차성 및 2차성 다한증으로 분류한다. 1차성 다한증은 실온 34도 이상의 온도나 감정, 교감신경의 변화 때문에 발생한다.

2차성 다한증은 질병이 원인인 경우다. 대부분 뇌하수체, 시상하부와 같은 중추신경계의 이상이나 결핵과 갑상선 질환, 당뇨병 때문에 나타난다. 가천대 길병원 흉부외과 김건우 교수는 “다한증 환자가 겪는 심리·사회·신체적 위축이 매우 크다”며 “증상 정도에 따라 적합한 방법으로 치료한다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액취증 동반 시 제모하면 냄새 줄일 수 있어

다한증이 잘 나타나는 부위는 손바닥·발바닥·겨드랑이·안면이다. 가장 흔한 것은 손바닥 다한증이다. 컴퓨터 키보드를 쓸 때 어려움이 많고 손이 축축해 악수하는 것도 꺼려진다. 발바닥 다한증은 과도한 땀 때문에 미끄러지기 쉽고 양말이 흠뻑 젖을 때가 많다. 겨드랑이 다한증이 있으면 겨드랑이 부분이 흥건히 젖거나 때로는 흰옷이 누렇게 변색되기도 한다. 흔하지 않지만 얼굴에 땀이 많이 나면 안면부 다한증이라고 부른다. 일상생활을 하는 도중 얼굴에서 땀이 뚝뚝 떨어질 정도로 많이 나 사람 만나는 일을 회피하게 된다.

게다가 액취증까지 동반하면 사회생활을 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는다. 보통 액취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절반가량은 다한증이 있다. 80%는 전신성 다한증으로 고생한다. 액취증의 경우 여자는 13~14세, 남자는 15~20세가 가장 많이 나타난다. 액취증은 털과 관련이 있다. 액취증을 유발하는 아포크린 선은 모공에 존재한다. 털을 제거하면 냄새가 줄어드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다한증은 완치보다는 일상생활을 하는데 불편하지 않도록 관리한다는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 주로 수술과 보톡스 및 약물로 치료한다. 가장 근본적인 치료법은 2㎜ 흉강 내시경을 이용하는 흉부 교감신경 차단술이다. 교감신경 줄기를 차단하는 방법으로 비교적 수술이 간단해 국소적 다한증 치료에 많이 활용된다. 다만 전신 마취를 해야 하고 수술 후 호너 증후군(눈꺼풀 처짐)이나 수술 부위가 아닌 다른 부위에 땀 분비가 증가하는 보상성 다한증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약물 선택 시 효과나 부작용 여부 꼼꼼히 따져야

약물요법에는 항콜린성 약물과 염화알루미늄 약물이 사용된다. 항콜린성 약물은 부교감신경에서 배출되는 아세틸콜린을 차단시켜 땀 분비를 줄이는 원리다. 그러나 부교감신경의 기능이 떨어지고 교감신경이 항진돼 전신 건조증·변비·심박수 증가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신중히 사용해야 한다.

염화알루미늄 약물은 피부 표면층의 땀샘 구멍을 물리적으로 막아 땀 분비를 억제한다. 약을 바를 부위에 수분을 완전히 말린 후 발라야 하고, 약을 바른 다음날 씻어내지 않으면 옷감에 얼룩이 지는 등 사용에 번거로움이 있다. 약물치료는 증상이 심하지 않을 경우 우선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보톡스 치료는 피하 조직에 보톡스를 소량 주입하는 방법이다. 보톡스가 신경 전달 물질인 아세틸콜린의 분비를 억제해 땀이 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용량에 따라  1개월부터 1년까지 지속 효과를 조절할 수 있다. 다만 효과가 일시적이라 일정기간 후 다시 시술을 해야 하고 시술 시 통증이 큰 편이다. 손바닥처럼 두꺼운 부위보다는 겨드랑이처럼 비교적 피부가 얇은 부위에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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