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우던 사슴 일부러 결핵 감염시켜 3억원 챙긴 농장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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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이 무슨 죄라고…’ 일부러 사슴에 결핵을 감염시킨 악질 농장주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중앙포토]

‘사슴이 무슨 죄라고…’ 일부러 사슴에 결핵을 감염시킨 악질 농장주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중앙포토]

키우던 사슴을 일부러 결핵에 감염시켜 3억여원의 보상금을 챙긴 농장주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11단독(김도요 판사)은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모(53)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27일 밝혔다.

경기 화성시에서 사슴 농장을 운영하던 김씨는 2011년 8월26일 제1종 가축전염병인 결핵이 발병한 경기 이천시의 한 농장의 사슴 9마리를 자신의 농장으로 가져왔다.

김씨는 자신이 키우던 엘크사슴을 이천 농장에서 가져온 사슴과 같이 키워 일부러 결핵에 걸리게 한 뒤 화성시 축산과에 결핵 신고를 했다. 이후 엘크사슴 60마리 중 37마리는 살처분되고 15마리는 결핵 검진 중 폐사했다.

결국 김씨는 농림축산식품부 고시인 ‘살처분 가축 등에 대한 보상금 등 지급 요령’에 따라 경기도로부터 엘크사슴 60마리에 대한 보상금 3억1181만원을 지급받았다.

사슴에 대한 아무런 지식이 없던 김씨는 결핵이 발병한 이천시 농장의 농장주 A씨 등과 보상금을 나눠 가지기로 하고 사전에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양육하는 사슴에게 일부러 결핵을 퍼트려 살처분에 이르게 하는 등 돈을 위해 생명을 경시하고 타인의 양육 환경에 위해를 가져올 수 있는 비난 가능성이 큰 방법을 사용했다”며 “피고인이 부정 지급받은 보조금이 적지 않고 범행을 반성하고 있지 않은 점 등을 참작하면 실형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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