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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포대 쌀' 안나가네 …소용량만 '나홀로' 판매 증가

중앙일보

입력

쌀을 살 때 10㎏ 이상 ‘포대 쌀’을 사는 게 당연하다고 여기던 시절이 있었다. 매일 먹는 주식인 데다 ‘쌀이 떨어진다’는 것은 곧 생활고를 의미했기에 넉넉하게 비축해두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이런 장면도 낯선 풍경이 됐다.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전반적으로 쌀소비가 줄어들면서다.  대형마트에서도 쌀이 포대째로 팔려나가는 비율은 줄고 있다. 대신 5㎏ 이하의 소용량 쌀 매출만 늘고 있다.

20㎏ 용량 쌀 올들어 26.9% 판매 감소 #작은 포장 5㎏용량은 8.9% 더팔려 #1인가구 증가와 쌀소비량 감소 탓

18일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쌀 매출은 18.8% 줄었고, 올해 3월까지도 전년 대비 15.4% 감소세다. 특히 20㎏ 이상은 26.7%나 줄었고, 10㎏ 이상 용량도 12.9% 감소했다. 하지만 유독 5㎏ 이하 소용량 쌀은 8.9% 매출이 증가했다. 2015년만 해도 이마트 전체 쌀 매출 중 20㎏ 용량이 50.8%에 달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43.8%로 줄었다. 대신 소포장 쌀은 매출 비중이 10%를 넘어섰다.

소비자들의 소포장 쌀 선호에 따라 이마트는 20kg 쌀의 종류를 줄이고 대부분 산지 배송으로 전환했다. 반면 소포장 쌀은 같은 기간 8개에서 24개로 상품 수가 확대했고, 1~2인이 한 끼로 먹을 수 있는 300g 단위로 포장한 쌀 제품도 내놓았다.

농협은 17일부터 페트(PET)병에 담은 2㎏ 쌀을 전국 GS25 편의점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편의점의 주 고객층인 20~30대 1인 가구를 겨냥한 것이다. 김원석 농협경제지주 농업경제대표이사는 “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 고객 눈높이와 현장 아이디어를 반영해 쌀 소비를 늘리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도 상황은 비슷하다. 올해 3월까지 쌀 매출이 9.1%가 줄어들었다. 특히 20㎏ 쌀의 경우 매출이 급감해 전년 대비 16.5%나 감소했다. 반면 10㎏ 이하 쌀 매출은 2.4% 감소해 상대적으로 덜 줄었다.

이 같은 쌀 소비 패턴 변화는 1인 가구 증가와 식생활의 변화가 겹쳐진 탓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2010년 72.8kg였던 연간 1인당 쌀소비량은 2016년 61.9kg까지 줄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현재 정부 양곡 재고는 233만t, 민간 재고는 118만t으로 총 351만t이 곳간에 쌓여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70년 이래 사상 최대 규모다. 이 때문에 쌀 소비 촉진을 위해 가공식품 개발도 분주하다. 이마트는 2014년부터 곡물가공상품 개발을 시작했고, 지난해 쌀 가공식품 카테고리를 별도로 떼냈다. 쌀 가공식품수가 꾸준히 증가해 70여개에 달하면서다. 특히 라이스칩과 누릉지는 어린이와 노년층의 건강간식으로 인기를 얻었다. 이에 힘입어 이마트에서 쌀가공식품의 판매는 올해(1~3월누계)들어 286.3%나 증가했다. 

이마트 이호정 양곡팀장은 “지속되는 양곡소비 감소추세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소포장 쌀과 곡물가공식품 운영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식습관 변화에 맞춘 다양한 상품 개발로 양곡 농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쌀 용량별 매출 신장율 (단위:%)

구분

2016년

2017년(1~3월)

20kg

-30.4

-26.7

10kg

-12.3

-12.9

5kg 이하

3.2

8.9

자료: 이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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