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아이스슬레지하키, 동메달결정전 진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탈리아와 세계선수권 예선 경기를 앞두고 화이팅하고 있는 한국 선수들 [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이탈리아와 세계선수권 예선 경기를 앞두고 화이팅하고 있는 한국 선수들 [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한국 아이스슬레지하키 대표팀이 세계선수권 동메달결정전 진출을 확정지었다. 하지만 이탈리아를 상대로 한 3년 만의 설욕전은 실패로 돌아갔다.

이탈리아에 연장 끝 2-3역전패 했지만 3-4위전 진출

서광석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8일 강원도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A풀 예선 5차전에서 이탈리아와 승부샷 끝에 2-3(0-1, 0-1. 2-0, 0-0. 0-1)로 역전패했다. 3승1연장패1패(승점10)가 된 한국은 미국(5승·승점15)과 캐나다(4승1패·승점12)에 이어 3위를 유지했다.
이번 대회에선 예선 1·2위가 결승, 3·4위가 동메달결정전에 진출한다. 한국은 남은 미국전(19일)에서 이기더라도 캐나다가 독일을 이길 가능성이 높아 결승 진출은 사실상 어렵다. 이탈리아(2승1연장승3패·승점8)-노르웨이(1승1연장승3패·승점5) 경기 승자와 20일 동메달을 놓고 다툴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2012년 고양 대회(은메달) 이후 5년 만의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한국 아이스슬레지하키 대표팀 선수들이 11일(현지시간) 러시아 소치 샤이바아레나에서 열린 2014 장애인동계올림픽(Paralympic) 아이스슬레지하키 이태리와의 경기에서 MACRI Andrea에게 골을 허용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국 아이스슬레지하키 대표팀 선수들이 11일(현지시간) 러시아 소치 샤이바아레나에서 열린 2014 장애인동계올림픽(Paralympic) 아이스슬레지하키 이태리와의 경기에서 MACRI Andrea에게 골을 허용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 이탈리아에게 나쁜 기억이 있다. 2014 소치패럴림픽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1-2로 져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당시 대표팀 에이스였던 정승환(31·강원도청)은 아쉬움에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이번 세계선수권에는 한국 선수 17명 중 10명, 이탈리아는 11명의 선수가 소치올림픽을 경험했던 선수다. 한국 선수들로서는 3년 만에 빚을 갚아줄 기회였다.
한국은 1피리어드 시작 4분 46초만에 선제골을 넣었다. 정승환과 장종호(33·강원도청)의 패스를 받은 이종경(44·강원도청)이 역습 기회에서 득점을 성공시켰다. 이탈리아는 첫 골을 내준 뒤 공세를 펼쳤으나 한국 골리 유만균(43·강원도청)의 선방에 막혔다.
2피리어드 추가골을 터트렸다. 이탈리아 수비수 잔루이지 로사가 2분간 퇴장당하면서 얻은 파워플레이에서 조영재(32·강원도청)와 이주승(27·강원도청)의 도움을 받은 김영성(34·강원도청)이 골망을 흔들었다. 장종호의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오기도 했다.

이탈리아의 반격은 매서웠다. 한국은 3피리어드를 시작하자마자 플로리안 플랭커에게 골을 내줬다. 8분 뒤에는 크리스토프 데파올리에게 또다시 골을 내줘 2-2 동점을 허용했다. 45분간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팀은 5분간의 연장에 득점을 올리지 못하면서 승부샷에 들어갔다.

이탈리아는 첫 번째 슈터 산드로 칼레가리스가 골을 성공시켰다. 반면 한국 정승환의 슛이 골키퍼에게 막혔다. 두 번째 슈터는 나란히 득점에 실패했다. 이탈리아 세 번째 슈터 로사가 골을 넣으면서 한국의 패배가 결정됐다. 한국으로선 3-4위전에서 이탈리아와 재대결에서 다시 한 번 설욕에 도전해야하게 됐다. 최선참 한민수는 "이탈리아 선수들은 체격이 좋아 힘과 체력이 뛰어나다. 경기 초반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는데 다음 경기는 자신있다"고 말했다. 한국팀 경기 MVP로 뽑힌 이종경은 "올해 2월 이탈리아에서 열린 친선대회에서도 연장 끝에 졌다. 3-4위전에서 다시 만날 가능성이 높은데 이번엔 꼭 이기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세계선수권 이탈리아전에서 퍽을 쫓고 있는 나대석. [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세계선수권 이탈리아전에서 퍽을 쫓고 있는 나대석. [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아이스슬레지하키는 하반신 장애와 발목 이하 장애가 있는 선수들이 참가하는 종목으로 아이스하키와 비슷하다. 일반 아이스하키와 같은 보호 장비를 사용하며 스케이트 대신 양날이 달린 썰매(슬레지)를 사용한다. 썰매 높이는 양날 사이로 퍽이 통과할 수 있는 높이다. 스틱 한쪽 끝에는 썰매의 추진을 위한 날카로운 픽이, 다른 한쪽에는 퍽을 칠 수 있는 블레이드가 달린 폴이 있다. 픽으로 얼음을 박차고 달린 뒤 퍽을 때린다. 2010 밴쿠버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출전해 6위에 올랐던 한국은 2014 소치 대회에선 7위를 기록했다. 평창올림픽의 예비고사 격인 이번 대회에서는 세계적인 수준의 나라들을 상대로 선전을 펼쳐 사상 첫 올림픽 메달에 대한 희망을 키웠다. 서광석 감독은 "힘든 훈련을 선수들이 잘 이겨냈다. 이번 대회 경기력은 만족스럽다. 어느 정도 기대했던만큼의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서 감독은 "패럴림픽이 안방에서 열리지만 부담은 전혀 없다.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해 첫 메달이라는 결과를 거두고 싶다"고 했다.
이번 대회 모든 경기는 유튜브, 세계 장애인 아이스하키 페이스북, 네이버 등에서 인터넷으로 생중계된다. IPC에서 모든 경기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에 게재하며 대한장애인체육회와 대한장애인아이스하키협회 페이스북에서도 볼 수 있다. 대회 관련 정보는 테스트이벤트 공식 홈페이지인 ‘헬로 평창’ 사이트에서 제공된다.

강릉=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