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방송된 EBS 교양프로그램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에는 실험견으로 살다 새 주인을 맞은 비글 가온이의 사연을 소개했다.
가온이는 한 지방대학교에서 실험 비글을 생산하는 모견으로 살았다. 날때부터 약 5년 간 어두운 대학 실험실에 갖혀 실험견을 계속 생산해냈다.
실제로 동물 실험에 사용되는 견종 중 94%가 비글이라고 한다. 이들은 사료에 농약을 섞어 독성 실험에 사용되며 소화제 등 신약 제품이나 화학제품 유해성 실험에도 사용된다.
전문가들은 실험견으로 비글이 주로 사용되는 이유에 대해 "비글이 사람을 잘 따르고 사람에게 반항하지 않는 특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안전한 가정으로 입양된 가온이는 비글 특유의 활발함을 잃은 상태였다. 특히 케이지에서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실험실에서 가온이에게 유일한 안식처는 케이지였던 것이다.
전문가는 집안 구석구석 간식으로 유도해 즐거운 기억을 심어주며 낯설어하는 공간을 좋아하게 만들었고, 주인과 함께 산책을 나서며 소독약 냄새로 가득한 실험실에서 맡지 못했던 자연의 흙냄새를 맡게 했다.
가온이가 집을 안전한 공간으로, 보호자를 좋은 사람으로 인식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착하면 이용당한다"가 아닌 "착하면 이쁨받는다" 를 알려주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임유섭 인턴기자 im.yuseop@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