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진보-보수 동시집회…도심 교통체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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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인 15일 보수.진보진영의 기념행사가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동시에 열렸다. 다행히 양진영간의 충돌은 없었으나 대규모 집회가 동시에 진행됨에 따라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도심 교통은 심한 정체현상을 빚었다. 특히 오후 5시 현재 지하철 종각역 앞은 도로가 집회 참석자들에 의해 완전히 점거돼 이 곳을 지나려던 모든 차량이 우회하고 있다.

▶[동영상] 보수-진보단체 8.15 도심서 '집회대결'

자유시민연대.재향군인회.자유민주민족회의 등 보수단체는 이날 오후 4시 서울 시청앞 광장에서 6천여명(경찰 추산)이 모인 가운데 '건국 55주년 반핵반김정일 8.15국민대회'를 열었다.

이철승 공동대회장은 대회사에서 "한총련.전교조 등 친북좌익세력들이 반미.반전의 슬로건을 내걸고 정통 보수세력을 협박하고 있다"며 "범 국민적으로 굳게 뭉쳐 반미.친북세력을 몰아내고 대한민국을 지키도록 총궐기하자"고 호소했다. 탈북자 지원활동을 펴고 있는 독일인 의사 노르베르트 폴러첸도 대회장에 나와 "김정일이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에서 저지르고 있는 만행은 인류 전체에 대한 범죄이며 김정일정권은 마땅히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석자들은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통해 "교단과 노동현장 등 사회 곳곳에 침투한 친북 좌경세력의 발호를 직시하고 반국가 용공세력을 단호히 척결해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확립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행사 도중 김일성.김정일 동상 모형을 무너뜨리고 초상화를 불태우는 퍼포먼스를 가졌으며,집회를 마친 뒤 서울역까지 거리 행진을 벌였다.이날 행사엔 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대표.박주천(朴柱千)사무총장 등 야당 의원 6명이 참석했다.

통일연대.한총련.여중생범대위 등 진보단체도 이날 오후 4시 서울 종로1가 제일은행앞 네거리에서 8천여명(경찰 추산)이 참석한 가운데 '반전평화 8.15 통일 대행진'행사를 가졌다.

나창순 범민련 남측본부 의장은 "6자회담이 곧바로 한반도 평화를 보장해주지 않는 만큼 6.15공동선언의 기치 아래 민족공조를 실현하여 겨레의 힘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광훈 통일연대 상임대표도 "미국은 대북 적대정책과 한반도 전쟁위협을 즉각 중단해야 하며 한반도의 영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려면 북미 불가침조약 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화공연 행사에선 가수 안치환씨.노래패 '꽃다지'등이 출연해 반전평화를 상징하는 예술공연을 벌였다.

참석자들은 오후 8시쯤 행사를 마친뒤 종로 교보문고 앞에서 여중생 추모생 촛불시위를 가진 뒤 경희대에 노천극장에 집결해 '8.15민족대회 지지 결의대회'를 열 예정이다.

경찰은 이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전.의경 1백14개 중대 1만1천4백명을 동원해 행사장 주변에 배치했으나 아직까지 별다른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사회부 김정하.고란 기자, 디지털 뉴스센터 이병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