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홈쇼핑에서 중국산 섞은 조기 124억 원어치 판매

“국내산 참조기를 1년 이상 묵힌 천일염으로 가공해 자연 건조 방식인 해풍으로 말린 영광법성포 굴비다.” 이에 속은 소비자 16만명이 홈쇼핑에서 124억 원어치 ‘가짜굴비’를 구매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내산과 중국산을 섞어 홈쇼핑에서 판매된 굴비.[사진 부산경찰청]

부산경찰청 해양범죄수사대는 사기와 농수산물의 원산지표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수산물 가공·판매업자 A씨(44)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4일 밝혔다.

국내산과 중국산 6:4로 혼합해 '100% 영광 법성포 굴비'둔갑 #국내 유명 홈쇼핑은 수산물수매확인서 제대로 확인않고 판매

 A씨는 전남에 있는 수산물 가공작업장에서 국내산과 중국산 조기를 6:4 비율로 섞어 굴비 제품을 생산한 뒤 100% 국내산이라며 유명 홈쇼핑에 납품해 2014년부터 2년여 동안 16만명에게 124억 원어치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가 챙긴 부당이득은 23억원 정도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국내산과 중국산을 섞어 홈쇼핑에서 판매된 굴비.[사진 부산경찰청]

 A씨는 가짜 조기를 홈쇼핑에 납품하면서 수협의 수산물수매확인서 내용을 거짓으로 기재해 검수과정을 통과하고, 해당 홈쇼핑은 A씨가 낸 수산물 수매확인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수협에서 발행한 것이라고 믿고 납품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국내산 참조기를 1년 이상 묵힌 천일염으로 가공해 자연건조 방식인 해풍으로 말린다”고 했지만 냉풍기를 사용해 인공 건조해 굴비를 생산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공방법과 원산지를 속인 것이다.

국내산 조기와 중국산 조기는 맨눈으로 구분하기 어렵다. 하지만 가공방식의 차이로 선도에서 차이가 난다. 도매가도 국내산은 ㎏당  1만5000원 정도하지만 중국산은 7000원 정도로 절반수준이다.

A씨는 경찰에서 “2014년부터 국내산 조기 수급에 어려움을 겪어 중국산을 혼합했다”고 진술했다.경찰은 피해자가 많아 A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에서 피의자 방어권 보장 등을 이유로 기각했다고 전했다. 부산=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