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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펄 600t, ‘5㎜ 철망’ 체로 거른다…구멍 5㎜인 이유는?

중앙일보

입력

해양수산부는 11일 오후 4시쯤 세월호 인양작업이 완료됐다고 밝혔다. 세월호가 침몰한 지 1091일만이다. 전남 목포신항 철재부두에서 세월호 육상 거치작업 관계자들이 선체에서 모듈 트랜스포터로 흘러내린 펄에 섞인 유류품 등이 유실되지 않도록 대형 비닐을 깔고 세척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해양수산부는 11일 오후 4시쯤 세월호 인양작업이 완료됐다고 밝혔다. 세월호가 침몰한 지 1091일만이다. 전남 목포신항 철재부두에서 세월호 육상 거치작업 관계자들이 선체에서 모듈 트랜스포터로 흘러내린 펄에 섞인 유류품 등이 유실되지 않도록 대형 비닐을 깔고 세척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세월호 선체 인양 작업을 11일 완료한 세월호 현장수습본부는 세월호에서 제거한 펄 600t을 체로 걸러 미수습자들의 유해와 유류품을 찾는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세월호가 뱉어낸 펄은 251㎥(25만1000ℓ)로, 막대 자루 2600여개(600여t)에 담겨 있다. 이 펄은 지름 5㎜ 구멍을 수천 개가 뚫린 특수제작한 체로 걸러지게 된다. ‘5㎜’에는 “미수습자 9명 모두를 찾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겨 있다. 구멍이 클수록 펄을 걸러내는 작업에 속도가 붙을 수 있지만 이를 포기했다. “미수습자 9명 모두를 찾겠다는 수습 작업의 대원칙 때문”이었다.

이 펄은 체 위에 부어져 물로 세척된다. 이 수작업만 한 달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미수습자 중 가장 어린 혁규군 기준… #치아 한 점이라도 놓치면 안 된다… #‘미수습자 9명 모두 찾겠다’는 대원칙 때문

미수습자 수습 작업에 참여할 예정인 유해 발굴 전문가 송장건(36ㆍ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 전 조사관)씨는 “참사 당시 여섯 살이었던 권혁규군을 기준으로 체를 특수 제작한다”고 설명했다.

송씨는 “아직 완전히 성장하지 않아, 성인 뼈보다 작다. 가장 어린 혁규군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 그래야 한 점의 유골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수압이 너무 세도 손실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송씨는 “1㎝까지 이야기가 나왔지만 유실 가능성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5㎜로 합의했다”며 “설계도를 보며 일종의 시뮬레이션도 끝냈다. 펄이든 유류품이든, 치아 한 점이라도 놓치면 안 된다”고 말했다.

3년 이상 바닷속에 머문 유해들이 조각나 있거나 약해져 있을 가능성이 큰 만큼 유해와 유류품 훼손을 막기 위해 조심스럽게 이뤄져야 할 작업이다.

해양수산부는 “만약 미수습자가 발견되면 검찰의 지휘를 받아 현장보전과 채증, 기록, 유전자 확인 등의 과정을 실시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발견된 유류품은 세척ㆍ건조한 뒤 습득공고를 내 가족에게 건넨다. 선체조사위원회는 특별법에 따라 이 과정을 점검한다.

해수부는 이날까지 유류품 102점과 뼛조각 20점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단원고 학생의 교복, 이준석 선장의 여권 등이 펄 제거 작업 중에 발견됐다. 지금까지 발견된 뼛조각 20점은 모두 동물뼈로 드러났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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