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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넓어지는 지하ㆍ실내공간, 위치정보 파악 위한 결정적 기술 찾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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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지도나 내비게이션은 코엑스몰과 같은 지하나 연면적이 넓은 실내에선 먹통이다. 위치정보를 읽을 수 있는 위성항법장치(GPS) 신호가 닿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공간은 갈수록 늘고 있다. 서울시만 해도 잠실역 일대, 영동대로(2021년), 세종대로(2025년) 등 곳곳에 거대 지하도시가 조성되고, 추가 계획이 발표되고 있다. 2026년이면 서울 땅 아래에 330만㎡(약 100만 평)에 가까운 지하 공간이 만들어진다.


KAIST가 지하 공간의 GPS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을 내놨다. KAIST 전산학부의 한동수 교수팀이 실내 공간에서 나오는 와이파이 신호들을 수집해 위치정보를 자동으로 파악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1일 발표했다.

KAIST 한동수 교수팀 와이파이 신호 수집해 위치정보 파악 # 인공지능 학습 이용, 오차범위 3~4m 수준의 정확도를 확보 # "단말기 회사가 관심 가지면 1~2년 안에도 상용화할 수 있다”

여러 대의 스마트폰에서 수집된 무선랜 핑거프린트(특정 지점에서 수신된 무선랜 신호의 강도에 대한 정보)의 수집 위치를 자동으로 표시하는 인공지능 기법을 사용했다. 3대 이상의 GPS 위성이 있으면 지구 위 특정 물체의 정확한 위치를 인식할 수 있는 원리와 비슷하다. 무선랜 핑거프린트를 수집할 수 있는 건물이라면 어느 곳에도 적용할 수 있으며, 적은 비용에도 정확도가 높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사실 지하ㆍ실내공간 위치정보 파악은 구글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주 관심사다. 이들 기업은 실내 GPS를 실현하기 위해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수만 건의 실내 지도를 수집하면서, 무선 신호 지도 수집도 시도했지만, 정확도가 떨어졌다.

한동수 교수팀은 문제 해결을 위해 실내를 이동 공간과 체류 공간으로 구분하고,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각각의 공간에 최적화된 수집 위치 표시를 자동화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토대로 KAIST 기초실험연구동 등지에서 실험해 오차범위 3~4m 수준의 정확도를 확보했다.

한 교수는 “포케몬고와 같은 GPS 기반 게임뿐 아니라 위치기반 SNS나 위급한 상황에서 112나 119에 구조요청을 할 때도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며 “삼성이나 애플 등 단말기 회사들이 관심 가지면 1~2년 안에도 상용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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