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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내년 광역단체장 선거 벌써 하마평 무성, 조기대선 때문에 덩달아 달아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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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적인 대선(12월)보다 7개월 일찍 치르는 '장미 대선' 때문에 내년 4월로 예정된 동시 지방선거에 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주요 광역단체장들이 이번 조기 대선에 얼굴을 내밀었다가 '타율 1할대'(광역 단체장 기준으로 10명 중 1명만 본선 진출)의 극히 저조한 성적표를 거두면서 조기대선이 내년 지방선거판을 조기에 크게 휘저었다. 임기 전에 대권 욕심을 드러낸 광역 단체장 후보들의 밑천이 여실히 드러나면서 단체장 물갈이 여론도 높아지고 있다.
 대선 후보 경선에서 탈락한 광역단체장들의 재출마 및 출마 포기 여부 뿐 아니라 기초단체장들의 광역단체장 도전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있다. 이런 가운데 50만 이상 중량급 대도시의 기초단체장들이 속속 광역단체장 출마 채비에 나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방선거가 1년 이상 남은 만큼 광역단체장 선거 분위기가 조기에 과열되는 현상은 지방자치 발전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주요 관심 지역부터 살펴보자. 당내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탈락한 뒤 본업으로 복귀한 기초단체장들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탈락한 이재명 성남시장과 최성 고양시장이 대표적이다. 이 시장의 경우 대선 경선 출마 및 선전에 따른 인지도가 상승 등의 프리미엄을 바탕으로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지역 정가의 분석이다. 심지어 이 시장은 서울시장 출마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최성 고양시장도 후보 경선 토론을 통해 준비되고 검증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은 점 등을 근거로 차기 경기도지사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그러나 이 시장과 최 시장은 “당분간 시정에 전념하겠다. 이후 상황은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바른정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탈락한 남경필 경기지사가 경기도지사 재선 도전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경선에서 패한 뒤 일찌감치 도정에 복귀한 점이 이유로 꼽힌다. 남 지사는 최근 열린 경기도 월례회의에서 “제가 완전히 돌아왔다. 경선 과정에서 도정을 소홀히 한 건 아니지만 마음이 딴 데 가 있으면 알게 모르게 소홀할 수 있다. 지사로 경기 도정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내년 경기도지사 선거는 ‘대선 후보 경선 출마자들의 경연장’이 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경기지사 자리는 남경필 현 지사의 재선 의지 #최성 염태영 정찬민 양기대 김만수도 거명돼 #이재명, 경기지사 또는 서울시장 출마 저울질 #안희정 불출마 가닥, 세종 지역구 의원 도전설 #김관용 경북지사 3선 제한, 무주공산 놓고 치열 #홍준표 경남지사 사퇴, 박완수 이창희 허성무 도전 #박원순 불출마 땐 대선결과가 서울시장 판도 영향 #

 경기지사 후보군에는 인구 50만명이 넘는 대도시 기초단체장들의 이름이 다수 거론되고 있다. 염태영 수원시장과 정찬민 용인시장, 양기대 광명시장, 김만수 부천시장, 채인석 화성시장, 김성제 의왕시장 등이다. 이들은 대체로 “아무 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 임기 동안은 시정에 집중하겠다”는 비슷한 입장을 보이고 있지다. 하지만 자자체 발전을 통한 실적 쌓기에 주력하며 보폭을 넓혀 가고 있는 상황이다. 전주시장을 두 차례 지낸 뒤 전북도지사에 당선된 송하진 전북지사의 성공 사례가 이들에게는 남의 얘기가 아닌 셈이다.

이재명 성남시장 [더민주종편TV 캡처]

이재명 성남시장 [더민주종편TV 캡처]

양기대 광명시장 [중앙포토]

양기대 광명시장 [중앙포토]

김성제 의왕시장. [사진 의왕시]

김성제 의왕시장. [사진 의왕시]

채인석 화성시장 [사진 화성시]

채인석 화성시장 [사진 화성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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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 고양시장  [국회사진기자단]

최성 고양시장 [국회사진기자단]

염태영 수원시장. [중앙포토]

염태영 수원시장. [중앙포토]

용인시 정찬민 시장. [중앙포토]

용인시 정찬민 시장. [중앙포토]

김만수 부천시장 [사진 부천시]

김만수 부천시장 [사진 부천시]

 민주당 경선에서 2위를 차지한 안희정 충남지사는 차기 충남지사 선거에 출마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무주공산'을 차지하려는 예비 후보자들이 벌써부터 움직이고 있다. 지난 5일 도정에 복귀한 안지사는 기자간담회에서 “때가 되면 지금보다 더 준비 많이 해서 (중앙정치에) 도전하겠다”고 했다.
 안 지사 측근은  “이번에 취약한 당내 입지와 조직력의 열세를 절감한 만큼 내년 지방선거에는 나서지 않고 민주당 당권에 도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또다른 측근은 “도지사를 세 차례 하게 되면 도정이 정체되는 등 도민을 위해서나 안 지사 개인의 미래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2020년 총선에서 분구가 예상되는 세종시 출마를 통해 국회 진출을 모색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충남지사 후보군으로 민주당에서는 나소열 전 서천군수, 박수현 전 국회의원, 복기왕 아산시장, 김홍장 당진군수 등이 자천타천 거론된다. 나소열 전 군수는 “지금은 대선에 집중할 때다. 대선이 끝나면 계획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박 전 의원은 “지역구 관리에 충실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바른정당 후보로는 홍문표(홍성ㆍ예산)의원이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자유한국당 후보로는 이명수(아산 갑), 정진석(공주ㆍ부여)국회의원과 이완섭 서산시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하지만 현직 국회의원들의 경우 의원직을 그만두고 도지사에 나서기는 다소 부담을 갖고 있다고 한다.
  지역의 선거 전문가들은 “탄핵 정국 분위기가 내년 지방선거까지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따라서 민주당은 잠재 후보군이 풍부한 반면 바른정당과 자유한국당 등 보수 진영 후보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라고 진단했다.

복기왕 아산시장 [중앙포토]

복기왕 아산시장 [중앙포토]

나소열 전 서천군수 [중앙포토]

나소열 전 서천군수 [중앙포토]

이명수 국회의원 [중앙포토]

이명수 국회의원 [중앙포토]

정진석 국회의원 [중앙포토]

정진석 국회의원 [중앙포토]

홍문표 국회의원 [중앙포토]

홍문표 국회의원 [중앙포토]

이완섭 서산시장 [뉴시스]

이완섭 서산시장 [뉴시스]

박수현 전 국희의원 [중앙포토]

박수현 전 국희의원 [중앙포토]

김홍장 당진시장 [중앙포토]

김홍장 당진시장 [중앙포토]

 경북도지사 선거는 일찌감치 불이 불었다. 3선의 김관용 지사가 현행법(3선까지만 가능)에 따라 내년 선거에 출마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현직 기초단체장으로는 3선의 남유진 구미시장과 김영석 영천시장이 각각 출마 의사를 내비치며 움직이고 있다. 남 시장은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전국 기초단체장 중 처음으로 서울에서 열린 '태극기집회'에 참석해 이름을 알렸다.
 국회의원 가운데는 국회 정보위원장인 3선의 자유한국당 이철우(김천) 의원과 최고위원을 지낸 3선의 강석호(영양ㆍ영덕ㆍ봉화ㆍ울진) 의원, 정책위의장을 역임한 3선의 김광림(안동) 의원, 사무총장을 지낸 재선의 박명재(포항남ㆍ울릉) 의원 등이 있다.
 전직으로는 바른정당 경북도당 공동위원장인 3선의 권오을(안동) 의원과 포항시장을 연임한 박승호 전 시장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은 직전 도지사 선거에도 도전했었다.

이철우 국회의원 [사진공동취재단]

이철우 국회의원 [사진공동취재단]

박승호 전 포항시장 [중앙포토]

박승호 전 포항시장 [중앙포토]

권오을 국회의원[ 공동취재-KPPA ]

권오을 국회의원[ 공동취재-KPPA ]

박명재 국회의원

박명재 국회의원

김광림 국회의원

김광림 국회의원

김영석 영천시장 [중앙포토]

김영석 영천시장 [중앙포토]

남유진 구미시장 [중앙포토]

남유진 구미시장 [중앙포토]

경남도지사 선거는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로 결정된 홍준표 지사(선거법에 따른 사퇴시한인 9일 자정 전에 사퇴)의 ‘꼼수 사퇴’에 따라 보궐선거 없이 내년 4월에 치러질 전망이다. 그동안 여러차례 “도지사 보궐선거는 없다”고 공언한 홍 후보는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지역언론인 클럽 초청 후보자 인터뷰에서 “도지사직 사퇴를 9일 하게 되면 법률상으로 그날 밤 12시에 사퇴가 된다”며 “10일 오후에 이임식을 하고 11일쯤 선거관리위원회에 통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될 경우 보궐선거 없이 내년 지방선거 때 도지사 선거가 열릴 수 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중앙당 차원에서 5일부터 이틀간 도지사 보선 후보자를 공모하기로 했다. 4일까지 민주당 후보로 허성무 전 경남도 정무부지사와 정영훈 도당 위원장이 출마를 선언했다. 정영훈 도당 위원장은 “대통령의 제1책무는 헌법준수다. 원내 제2정당 대선후보가 되고서도 꼼수 사퇴라는 잔꾀로 헌법이 보장하는 선거제도, 지방자치제도, 국민 기본권인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유린한 대통령 후보를 지난 70년 헌정사에 본적이 있느냐. 홍지사는 당장 도지사직을 사퇴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도내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적폐 청산과 민주사회 건설 경남운동본부’는 홍 지사를 직무유기 혐의로 최근 검찰에 고발했다.

 경남 창원이 지역구인 박완수 국회의원, 이창희 진주시장, 윤상기 하동군수,권민호 거제시장과 나동연 양산시장 등이 자천타천으로 도지사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들은 홍 지사의 도지사직 사퇴 여부에 따라 향후 행보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허성무 전 경남도 정무부지사 [중앙포토]

허성무 전 경남도 정무부지사 [중앙포토]

윤상기 하동군수. [중앙포토]

윤상기 하동군수. [중앙포토]

나동연  경남 양산시장

나동연 경남 양산시장

이창희 진주시장. [중앙포토]

이창희 진주시장. [중앙포토]

남유진 구미시장 [중앙포토]

남유진 구미시장 [중앙포토]

김만수 부천시장 [사진 부천시]

김만수 부천시장 [사진 부천시]

정영훈 민주당 경남도당위원장

정영훈 민주당 경남도당위원장

  전북 지역은 송하진 현 도지사가 수성에 나설 전망이다. 초선인 송 지사는 문재인 후보와 같은 민주당 소속인 데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도 전주시장 재직 시절부터 두터운 친분을 맺고 있다.
 정읍 출신 3선 의원으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을 맡고 있는 유성엽 국민의당 의원, 송지사와는 전주고 동창이자 2007년 대선 후보를 지낸 국민의당 정동영 의원이 전북지사 도전자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송하진 전주시장 [중앙포토]

송하진 전주시장 [중앙포토]

 인천의 경우 자유한국당 유정복 시장이 재선 도전 방침을 굳힌 상태다. 민주당은 3명이 거론되고 있다. 홍미영(여) 부평구청장과 김교흥 현 국회의장 비서실장, 박남춘(인천 남동갑) 국회의원 등이다. 송영길(인천 계양을) 국회의원은 문재인 대통령 후보의 당선 여부에 따라 입장이 달라질 수 있다. 

 바른정당 후보는 친박계였던 이학재(인천 서구갑) 국회의원이 ‘새로운 보수’를 표방하며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국민의당 후보로는 민주당에서 탈당한 3선의 박우섭 남구청장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박남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박남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송영길 국회의원

송영길 국회의원

이학재 국회의원

이학재 국회의원

홍미영 인천 부평구청장

홍미영 인천 부평구청장

김교흥국회의장 비서실장

김교흥국회의장 비서실장

박우섭 인천 남구청장

박우섭 인천 남구청장

 서울시장 직에는 박원순 현 시장의 3선 도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 시장의 경우 차차기를 노리고 먼저 국회 진출에 도절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박시장이 불출마할 경우 조기 대선 결과에 따라 민주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에서 서울시장 도전자들이 속출할 전망이다.

 최문순 강원지사, 이시종 충북 지사의 3선 도전 가능성도 주목된다. 이 밖에 윤희룡 제주지사, 권영진 대구시장, 서병수 부산시장, 김기현 울산시장, 윤장현 광주시장, 이낙연 전남지사의 재선 도전 여부도 관심이다. 

 단체장들이 줄줄이 조기대선에 출마하면서 지방선거까지 조기에 출렁이는 현상에 대해 학계의 목소리는 엇갈린다.
 최병대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방자치단체장은 4년 임기를 전제로 주민이 선출했다. 하지만 일부 단체장들이 자신의 정치적 욕심 때문에 대선 경선에 출마하면서 행정 공백을 야기시키는 것도 모자라 조기 선거 정국을 야기시킨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헌법 개정을 통해 대통령과 국회의원, 지방선거를 동시에 치르는 등의 방법으로 부작용을 줄이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치인들이 자신의 야망을 위해 도전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며 한국 만의 현실은 아니다. 다만 해당 정치인들이 얼마나 진정성을 가지고 임했는지는 해당 지역 주민들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들도 눈이 많이 높아졌다. 대선 레이스에 참여했다는 이유만으로 광역단체장으로 뽑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전ㆍ의정부·부산ㆍ안동ㆍ인천ㆍ전주=김방현ㆍ전익진·황선윤ㆍ송의호ㆍ임명수ㆍ김준희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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