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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문 대세론 처음부터 없었다” … 반문연대엔 선긋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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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가운데)가 6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했다. 왼쪽은 박승희 본지 편집국 부국장, 오른쪽은 박제균 관훈클럽 총무. [박종근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가운데)가 6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했다. 왼쪽은 박승희 본지 편집국 부국장, 오른쪽은 박제균 관훈클럽 총무. [박종근 기자]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와 양강구도를 확고히 굳힌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6일 “진보와 보수 국민 모두로부터 지지받을 수 있는 대통령이 나와야 통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다. 안 후보가 토론회에서 쏟아낸 발언들 속엔 향후 문 후보와의 경쟁을 준비하는 그의 전략이 담겨 있었다.

관훈토론회서 적임자론 내세워 #“진보·보수 다 지지받아야 통합 #협치 위해 내년 개헌투표도 가능” #유승민엔 “지금 정권 꿈꾸면 안 돼 #박근혜정부 출범 역할한 책임져야”

◆보수 후보 고사시키기=그는 “이미 정권교체는 결정됐고, 남은 선택은 안철수에 의한 정권교체냐, 문재인에 의한 정권교체냐 그 선택만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후보가) 두 명만 남아 있을 수도 있고, 5명 그대로 완주할 수도 있지만 결론에는 전혀 영향이 없다”며 “결국 국민들은 두 사람 중에서 어떤 선택이 더 좋은 정권교체인지, 우리 미래를 위한 선택인지 판단하실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문 후보에 비해 중도·보수 세력의 지지가 두터운 자신이 통합의 적임자라는 주장을 폈다. 자신이 집권하면 “대세론은 가고 대탕평의 시대가 올 것”이란 말도 했다. 지지율이 낮은 보수 후보들에 대해선 의도적으로 무시 전략을 쓰고 있다. 보수 세력이 자신을 전략적으로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모습이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에 반대인 당론도 찬성으로 바꾸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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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그러나 ‘비문재인 연대’와는 분명히 거리를 뒀다. “정치의 판은 국민이 만들어주는 것이고 그 믿음으로 지난해 총선을 돌파했다”며 “이번 대선도 마찬가지라 믿고 끝까지 돌파하겠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와의 연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엔 “박근혜 정부를 출범시키는 데 역할을 한 사람들은 이번에 책임을 져야 한다”며 “선거 이후에 협치의 상대로는 좋은 파트너일 수 있지만 지금 정권을 꿈꾸면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문재인은 상속자이자 패권세력”=그는 문 후보에겐 강하게 날을 세웠다. ‘문재인 대세론’에 대해선 “처음부터 (그런 것은) 없었다”고 했다.

문 후보를 꺾겠다는 것 외에 캐치프레이즈는.
“처음부터 대세론은 없었다. 그 정도 지지율로 대세론이라 부른 적이 없었다. 그쪽 진영의 주장이었다. 제가 문재인을 꺾겠다고 한 것은 경선 과정의 구호이지 그걸 본선에서 내세우지는 않는다.”
문 후보는 5년 전과 비교해 얼마나 변했나.
“여러 가지 부러운 점도 많다. 정말 많은 정치적 자산을 물려받은 걸 보면 부럽다. 단단한 지지층을 가진 것도 장점이다.”

이처럼 이날 토론회에서도 어김없이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부터 많은 유산을 받은 ‘상속자 문재인’과 ‘자수성가 안철수’를 대비하는 주장이 등장했다. 그는 ‘친문(친문재인) 패권주의’가 화제에 오르자 “정권교체가 아니고 계파 교체가 되면 다시 또 무능하고 부패한 정권을 맞을 것이고, 두 번 연속 그러면 우리나라는 망가진다”고 주장했다.

◆협치 적임자론=안 후보는 집권 후를 위한 협치의 틀을 만들겠다고 했다. 그리고 그 수단으로 개헌을 제시했다. “개헌이 되기 전에 (대통령) 본인의 권한을 내려놓으면 훨씬 더 협치가 가능할 것이고, 개헌을 통해 그것을 제도화하는 것이 시대정신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2018년 지방선거 때 국민투표에 부치는 것이 가능하고, 개헌에 앞서 또는 동시에 선거구제 개편이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의 가파른 상승세에 국민의당도 고무됐다. 박지원 대표는 페이스북에 “(중앙일보 조사가) 민주당으로부터 믿을 수 없는 여론조사라며 또 선관위에 조사를 의뢰당할까 염려된다”고 썼다. 박 대표는 본지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선 “문재인이 안 된다는 생각과, 홍준표 후보를 찍으면 문재인 후보가 된다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는 게 분명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당내에선 지지율 상승세가 오히려 독이 될지 모른다는 우려까지 나왔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지지율 상승 속도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빠른 게 사실”이라며 “이제부터 리스크 관리를 본격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박유미·안효성 기자 yumip@joongang.co.kr
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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