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여자가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혼자인 여학생 겨냥해 콜라 들이부은 남성 검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대학 캠퍼스 내에서 혼자 다니는 여성만을 겨냥해 콜라와 물을 뿌리고 다니던 남학생이 경찰에 붙잡혔다. 여자가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밖을 다니는 것이 기분 나쁘다는 게 범행 이유였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한국외국어대에서 여대생들에게 수차례 콜라와 물을 뿌린 혐의(폭행죄)로 이 대학 경영학과 3학년 김모(25)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5일 밝혔다.

김씨는 4일 오후 2시부터 캠퍼스 곳곳을 돌아다니며 여학생들의 머리와 얼굴에 콜라와 물을 뿌렸다. 혼자 다니는 여성 또는 여성들만 있는 무리를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이 같은 범행은 이날 오후 8시쯤 이를 목격한 남학생 2명이 현장에서 김씨를 붙잡아 경찰에 신고할 때까지 계속됐다. 피해를 당한 여학생은 송모(25)씨 등 5명이 넘는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여학생들이 공부는 안 하고 밖을 돌아다니는 게 기분이 나빠서 콜라와 물을 뿌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씨가 콜라와 물 500㎖ 페트병을 들고 다니며 여학생만 범행 목표로 삼았다”며 “과거 정신질환으로 병원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학 페이스북 대나무숲 페이지에서는 이날 오후 5시쯤부터 한 남학생이 콜라와 물을 뿌리고 다니고 있다는 제보 글이 이어졌다. 피해를 당한 여학생과 목격자들은 댓글을 통해 키 170㎝대의 검은색 트렌치코트를 입은 남성이 콜라와 물을 뿌리고 다니고 있으니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김씨와 최근 도서관에서 말다툼이 있었다는 이 대학 학생 김경덕(25)씨는 “당시 김씨가 한 여학생을 졸졸 쫓아다니다 겁에 질린 여학생이 내게 도움을 요청했었다”며 “여자분이 어쩔 수 없이 사과했음에도 불구하고 ‘한 대만 때려도 되냐’고 주장하는 등 도저히 정상적인 대화가 불가능한 사람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뿌린 액체가 만약 콜라가 아닌 염산이었으면 어쩔 뻔 했느냐”며 “공론화를 통해 재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