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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이탈표 흡수한 안철수 … 문·안 양강구도 뜻 이룰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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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가 30일 오후 서울 목동 SBS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후보자 합동토론회에 참석했다(왼쪽 사진). 같은 날 오후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경선후보는 대구체육관에서 열린 ‘완전국민경선 대구·경북·강원 권역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지지를 호소했다. [국회사진기자단], [대구=프리랜서 공정식]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가 30일 오후 서울 목동 SBS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후보자 합동토론회에 참석했다(왼쪽 사진). 같은 날 오후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경선후보는 대구체육관에서 열린 ‘완전국민경선 대구·경북·강원 권역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지지를 호소했다. [국회사진기자단], [대구=프리랜서 공정식]

“안철수의 시간이 시작됐습니다! 야물딱지게 하겠습니다. 팍팍 밀어주이소!”

안철수, TK·강원도 1위 경선 4연승 #지지율 17.4% … 10개월 만에 2위 탈환 #문재인도 호남·충청서 대세론 굳혀 #‘대선 양강 대결 섣부른 얘기’ 시각도

30일 오후 대구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대선후보 경선 대구·경북·강원 권역 합동연설회. 안철수 후보의 목소리가 체육관 내에 쩌렁쩌렁 울려퍼졌다. 안 후보는 “정권 교체는 이미 확정됐다. 더 좋은 정권 교체를 선택해야 한다”며 “문재인이 가장 두려워하는 후보 누구입니까”라고 외쳤다. 안 후보는 이날 경선에서도 72.4%의 득표율을 올려 4연승을 달렸다.

지난 1월 안 후보는 언론 인터뷰에서 “이번 대선은 결국 문재인 전 대표와 저의 대결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리얼미터 1월 첫째 주 조사에서 안 후보의 지지율이 6.7%로 4위에 그칠 때였다. 안 의원의 ‘예언’이 현실화될 것으로 보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하지만 30일 리얼미터가 전국 성인 남녀 1525명을 대상으로 지난 27∼29일 실시한 3월 5주 주중동향 여론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2.5%포인트)에 따르면 안 후보는 17.4%의 지지율로 더불어민주당 안희정 후보(12.0%)를 제치고 2위로 뛰어올랐다. 같은 조사에서 안 후보가 2위에 오른 것은 지난해 5월 이후 약 10개월 만이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35.2%)와는 여전히 더블스코어에 가까운 큰 격차다. 하지만 정치권은 대선이 다가오면서 그간 안 후보가 강조해 온 ‘문재인 대 안철수’의 양자 구도 가능성이 높아지는 데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상승세의 배경에 대해 국민의당은 일단 최근 호남(25~26일) 및 부산·경남(28일)에서 열린 경선 승리 컨벤션 효과를 들고 있다. 당 관계자는 “호남에서 60%가 넘는 득표율을 올리며 국민들의 시선을 안철수로 돌리는 데 성공했다”고 자평했다. 실제로 이번 리얼미터 조사에서 안 후보는 광주·호남에서 24.9%의 지지율을 얻어 지난주(17.6%)보다 7.3%포인트가 상승했다.

또 ‘안희정 이탈 효과’도 안철수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희정 후보가 민주당 경선에서 문 후보에게 뒤처지자 중도·보수 표심이 대거 안철수 후보에게로 이동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문재인-안철수 양강 구도’는 아직 섣부른 얘기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특히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모두 레이스를 포기하고 안철수 후보의 손을 들어줄 것으로 보는 사람은 별로 없다. 또한 문 후보 역시 국민의당의 지역 기반인 호남에서 60%에 가까운 몰표를 얻으며 ‘대세론’을 확산시키고 있어 호남 민심의 최종 향배는 여전히 미지수다.

문재인·안희정 ‘대통령이 총재 역할’ 논란

한편 이날 서울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주자들의 마지막 합동 토론회에서는 문 후보와 안희정 후보 간에 ‘총재’ 논란이 벌어졌다. 문 후보가 “참여정부 때 당정 분리는 옳지 않았다. 당정 일체를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다. 안 지사는 “대통령이 되면 총재 역할을 하겠다는 거냐”고 두 차례 물었고, 문 후보는 “그렇다. 공천과 운영에 관여하지 않고 정책과 인사만 협의하면 된다”고 답했다. 이에 안 후보는 “청와대가 여당을 거수기처럼 지배하는 현실을 극복할 수 있겠느냐”며 비판했고, 문 전 대표는 “우리 전체가 커지는 것”이라고 맞섰다. 토론 후 문 후보는 “안 지사가 목이 쉰 상태여서 (질문이) 잘 들리지 않았다”며 “(청와대와 당이) 정책을 함께하자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유성운·안효성 기자, 대구=박유미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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