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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테러범 마수드 "복역 후 이슬람 개종, 사우디서 영어교사도 지내"

중앙일보

입력

런던 테러범 칼리드 마수드(52)가 과거 교도소 복역 직후 이슬람으로 개종하고 사우디아라비아를 자주 방문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우디는 폭력적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의 본거지다. 영국 경찰은 아직까지 마수드의 단독 범행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배후를 수사하고 있으나 범행 동기 파악에 애를 먹고 있다.
 마수드는 백인 어머니와 흑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출생 당시에는 어머니인 자넷 엘름스 혼자 그를 돌봤다. 어머니는 자신의 이름을 따 ‘아드리안 러셀 엘름스'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마수드의 어머니가 이후 필립 아자오와 결혼하면서 마수드의 이름도 아드리안 러셀 아자오로 바뀐다. 이후 이 가족은 영국 남부 켄트로 이사한다. 이 곳에서 마수드는 “파티를 좋아하는" 청소년이었다. 중학교를 그와 함께 다닌 슈튜어트 나잇은 언론 인터뷰에서 “그는 매우 상냥했고 모두가 그를 좋아했다”며 “축구 등 스포츠도 잘 했고, 그의 어머니는 기독교인이었다"고 말했다. 당시 해당 중학교의 학생 600명 중 흑인은 마수드를 포함해 두 명 뿐이었다고 한다.
 마수드의 가족이 이후 살았던 지역의 이웃들은 "일반 가정과 다를 게 없었다"며 “부모들의 건강이 좋지 않았는데, 웨일스로 닭 농장을 하겠다며 이사갔다"고 기억했다. 현재 마수드의 새 아버지는 암 투병 중이다.
 평범한 성장기를 거친 마수드가 테러범이 된 데에는 그가 폭행 등의 범죄로 투옥했던 것이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마수드의 학창 시절 한 친구는 더 선지에 “그가 출소 후 감옥에서 이슬람으로 개종했다고 말했는데, 더 조용해지고 심각해졌던 것 같다"며 “몇 달동안 일용직 노동자로 일할 기회를 그에게 줬는데, 기도를 하고 코란을 읽을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 무렵 이름을 마수드로 고친 것으로 전해졌다. 마수드의 친구는 “함께 살던 여성과 헤어진 후 마수드가 더욱 종교에 심취했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마수드는 딸에게 이슬람으로 개종해 이름을 바꾸고 얼굴을 모두 덮는 부르카를 착용하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이를 반대하는 파트너와 심하게 다퉜다고 메일온라인이 보도했다.
 2003년 폭행죄로 복역하고 출소한 마수드는 2005년 11월부터 이듬해 11월까지, 2008년 4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취업 비자로 사우디아라비아에 머물며 영어 교사를 한 적이 있다. 2015년 3월에는 성지순례 비자를 받아 사우디를 방문했다. 사우디는 폭력적 이슬람 극단주의의 본거지다.
 이에 따라 마수드의 복역 시절 경험이 지하디스트의 영향을 받게 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마수드는 테러 전날 런던 남쪽 해안 도시인 브라이턴의 한 호텔에 혼자 투숙했다. 다음날 오전 8시쯤 체크아웃을 하고 몇시간만에 테러를 저질렀다. 영국 경찰은 마수드가 테러 몇분전 모바일 메신저 ’왓츠앱'으로 교신을 한 것을 발견했다. 이에 따라 지령을 받았거나 테러에 도움을 준 이들이 있는지 조사 중이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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