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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처럼…‘푸틴 정적’ 망명 중 도로 한복판서 피살

중앙일보

입력

[사진 트위터 캡처]

[사진 트위터 캡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들이 살해당하는 일이 끊이지 않고 있다.

 23일 영국 매체 가디언와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5개월 전 우크라이나로 망명한 데니스 보로넨코프(45) 전 러시아 하원의원이 이날 오전 키예프의 번잡한 도로 한 복판에서 총에 맞아 숨졌다고 보도했다. 보로넨코프는 푸틴에 맞서 크림반도 합병에 반대했다.

 보로넨코프는 목과 머리에 3~4발을 맞았다. 시내 대형 호텔 앞에서 점심 시간 직전인 11시 40분 총격전이 발생했다. 총격범도 경호원이 쏜 총을 맞았다. 보로넨코프와 총격범은 병원에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총격범의 신원과 배후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러시아 소행이라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우크라이나로 망명한 일리야 포노마레프 러시아 전 하원의원은 “보로넨코프가 평소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으로부터 위협받고 있다고 했다”며 “이후 우크라이나 보안기관에 보호를 신청했다”고 털어놨다.

 우크라이나는 자국에서 일어난 총격 테러에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페트로 포로셴코 대통령은 페이스북을 통해 “보로넨코프는 우크라이나를 향한 러시아 공격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밝혔다.

 하지만 러시아는 의혹을 일축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 배후설은 터무니없다”며 사건과 연관성을 부인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킬러 정권(우크라이나)은 진실이 드러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잘못으로 벌어진 일을 러시아 책임으로 덮어씌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푸틴을 비난했던 인물들이 의문의 죽음을 당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푸틴 대통령에 비판적이었던 전직 러시아 정보요원 알렉산드로 리트비넨코는 2006년 11월 런던 밀레니엄 호텔에서 방사성 물질인 폴로늄-210이 든 홍차를 마신 지 3주 만에 숨졌다. 야권지도자 보리스 넴초프 전 부총리도 2015년 2월 모스크바에서 총격을 받고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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