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간판 떼고, 대기업오너 클럽 이미지에서 탈피"

중앙일보

입력

'최순실 게이트'로 와해 위기에 몰린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4일 대국민 사과와 함께 혁신안을 발표했다. 우선 50여년간 사용해온 전경련이라는 명칭을 한국기업연합회(한기련)로 바꾸기로 했다. 대기업 오너 클럽 이미지를 벗기 위해서 회장단회의도 없애기로 했다. 주요 의사 결정은 회장단회의 대신 신설되는 경영 이사회에서 이뤄진다. 경영이사회는 기존 오너 중심 회의체 성격을 탈피해 주요 회원사의 전문경영인으로 구성된다. 조직은 7본부 체제에서 1본부 2본부 2실 체제로 개편한다. 조직과 예산은 40% 이상 감축한다. 정경유착의 고리가 된 사회협력회계도 사라지는 조직 중 하나다.  

전경련 명칭 한국기업연합회로 변경 #회장단회의 폐지, 중요 결정은 신설되는 경영이사회서 #허창수 회장 "지난해 불미스러운 일로 실망 사과"

<전경련 뭐가 바뀌나>

자료: 전경련

자료: 전경련

지난달 전경련 회장직에 유임하게 된 허창수 회장이 나와 발표문을 직접 낭독했다. 허 회장은 “불미스러운 일로 회원사와 국민 여러분께 큰 실망을 안겨 드려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전경련 운영 방식 변화안>

자료: 전경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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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 권태신 신임 상근부회장이 조직 개편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재정난 해결을 위해 현재 쓰고 있는 4개 층을 2개 층으로 줄이겠다”고 말했다. 조직 개편에 따라 인력 감축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무국 핵심 조직이 다수 사라지는 만큼 절반 이상이 나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권 부회장은 “기존에 공개하지 않았던 활동 내용과 재무 현황 등을 홈페이지에 연 2회 공개해 공익법인에 준하는 수준으로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부터 논의되기 시작한 전경련 혁신안은 막판까지 진통을 겪었다. 발표 직전까지 회의가 이어지면서 불발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권 부회장은 이에 대해 “혁신위원들 간 견해차가 있어 늦어졌다”고 말했다.

이달 초 전경련은 허창수 회장이 위원장을 맡고 회장단 3명과 외부인사 3명 등 총 7명으로 구성된 혁신위원회를 꾸려 혁신안 마련 작업을 해왔다. 외부 위원으로 윤증현·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 김기영 전 광운대 총장을 영입했다. 회장단 출신의 내부 혁신위원 3인으로는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이웅열 코오롱 회장이 참여했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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