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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사회' 저자 한병철, 강연서 막말 논란...출판사 공식 사과

중앙일보

입력

재독 철학자 한병철 교수.

재독 철학자 한병철 교수.

 현대사회의 우울함에 대한 통찰력으로 대중적 인기를 누린 『피로사회』, 『투명사회』의 저자이자 재독 철학자 한병철 교수가 독자와의 강연회에서 막말과 태도 논란에 휩싸였다.

참석자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 문학과 지성사 주최로 추진된 한병철 교수의 강연회에서 한 교수는 질문자에게 "입을 다물라", "참가비 1000원을 줄테니 나가라" 등의 발언을 했다. 이날 강연은 30분 정도 지연됐으며 한 교수는 강연에 참석해 별다른 설명 없이 피아노를 연주하고 독일어로 이야기를 하는 등의 행동을 보였다는게 참석자들의 증언이다. 문학과 지성사 공식 홈페이지에는 당일 참석자들이 "그날 강연회장의 일은 거의 폭력수준이었다"며 한 교수의 태도를 지적하는 글들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에 문학과 지성사는 지난 17일 공식 입장을 내고 "강연자가 이해하기 힘든 행동을 하고 청중에게 무례한 발언을 해 많은 분들이 불쾌감과 모욕감을 느끼셨을 것"이라며 "강연자의 상황을 미리 파악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출판사측은 "지금까지 한 교수의 강연회를 네 차례 기획한 바 있는데 모두 순조롭게 진행되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독자들과 좋은 만남의 자리가 되리라 생각했다"며 "귀한 시간을 내주신 많은 분들께 불쾌감을 드린 데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문학과 지성사 공식 홈페이지 캡처

문학과 지성사 공식 홈페이지 캡처

한편 당시 강연을 듣는 청중의 태도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문학과 지성사 공식 홈페이지에 익명으로 글을 남긴 한 참석자는 "아무 생각없이 사진을 막 찍어댔던 사람, 강연자가 뭔가 행위를 하고 있음에도 불쑥 일어나 항의하듯 질문을 쏟아내 흐름을 방해했던 사람들도 무례했다고 생각한다"며 "그 분의 글을 읽고 이해하거나 적어도 간단한 요약 글이라도 숙지했다면 (한 교수의 행동과 말이) 이해는 갔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지상 기자 groun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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