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소중은 다양한 소식과 함께 독자들을 찾아갑니다. 커버스토리나 소중리포트와 같은 지면 외에도 소중엔 특별한 코너가 하나 더 있어요. 유튜브를 통해 만날 수 있는 ‘만화로 보는 소중’이죠. 사고뭉치 어린이 ‘소미’와 사람보다 더 똑똑한 고양이 ‘고 박사’가 소중의 각종 소식을 알기 쉽게 설명해 줍니다. 엉뚱하면서도 유쾌한 매력을 뽐내는 이 캐릭터들은 어떻게 탄생했을까요? 사실 알고 보면 그리 거창하지도 않고, 오히려 허무하기까지 합니다. 그래도 이런 재미가 소중을 더욱 소중스럽게 만드는 매력이 아닐까요. 소미와 고 박사를 만들어낸 공민우 작가를 소중 학생기자가 만났습니다.
공민우 작가 인터뷰
정리=김록환 기자 rokany@joongang.co.kr, 사진=김춘식 기자 Kim.choonsik@joongang.co.kr, 취재=정윤재(서울 서원초 5)
지난 7일, 중앙일보 본사에서 유쾌한 만남이 이뤄졌습니다. 평소 ‘만화로 보는 소중’의 열혈 팬이라는 정윤재 학생기자가 공민우 작가를 만나게 된 것이죠. 두 남자는 첫 만남에서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싱글벙글 웃기만 했습니다. 윤재의 어깨를 두드려 준 공 작가는 가방에서 주섬주섬 태블릿과 노트북을 꺼내기 시작했습니다. 신기하다는 표정으로 이를 바라보던 윤재는 공 작가와 함께 ‘고 박사’ 캐릭터를 그리기 시작했어요. 제법 능숙하게 고 박사를 그려낸 윤재를 향해 공 작가가 엄지를 척 들어 보였습니다. 만화를 좋아하는 둘 사이에는 굳이 말이 필요 없었던 것이죠. “맞다. 인터뷰였지.” 공 작가는 뭐든 대답할 준비가 됐다며 윤재에게 미소를 지어 보였습니다.
-평범한 질문부터 할게요. 언제부터 만화를 그리셨나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빈 종이에 나만의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본격적으로 몰두해서 그린 건 중학생부터죠. 집에 인터넷이 들어오면서 남들에게 보여줄 만화를 그리고 싶었어요. 종이에 그림을 그린 후 스캐너라는 기기를 통해 그림을 컴퓨터 속으로 집어 넣었죠. 그 다음 만화를 연재하는 사이트에 올렸습니다. 나름대로 반응이 있었고, 재미도 붙었어요.”
-소중에 연재했던 ‘루루와 함께’라는 만화를 진짜 재미있게 봤어요. 아이디어를 대체 어떻게 얻으셨나요.
“답은 ‘샤워’입니다(웃음). 전 주로 샤워를 하면서 만화와 관련된 아이디어를 떠올려요. 정 떠오르지 않을 때는 그냥 일상 생활을 즐겨요. 여자친구와 전화통화를 하거나, 밥을 먹거나, TV를 보면서도 아이디어를 생각하죠. 일상의 사소한 것들이 모두 계기가 된다고 보면 됩니다. 원래는 가볍게 3~4회 정도 하고 끝내려고 했는데 어쩌다 보니 일이 커져서 오래 연재했어요. 또 만화는 재미있어야 해요. 나름 진지한 소중에 개그 코드를 넣고 싶어서 주변 사람들을 만화 속에 넣어 캐릭터를 탄생시켰죠. 주인공의 찌질한 모습은 저와 꼭 닮았고요. 아참, 루루는 주변 사람이 아니라 가상의 인물이랍니다. 일단 인간이 아닌 토끼잖아요.”
-‘만화로 보는 소중’의 팬들이 많아요. 한 회가 탄생하기까지 과정은요.
“소중 지면에 소개될 기사를 보고 만화를 그려요. 보통 학생기자들과 중앙일보 기자가 취재한 기사를 먼저 건네 받아요. 그 내용을 만화로 바꾸는 작업을 하죠. 어떤 기사가 올지 몰라 늘 기대가 되요. 그런데 만화로 그리기 애매한 내용을 받을 땐 좀 난감하죠. 이를테면 인간의 마음을 다루는 등의 추상적인 기사가 있어요. 어떻게 만화로 그려내야 하나 고민하다가 다시 샤워를 하죠(웃음). 아이디어를 떠올린 후에는 컴퓨터로 그림을 그려요. 애니메이션처럼 보이는 그림이기 때문에 한 편당 300장 정도 그려야 해요. 모든 그림을 붙여서 영상으로 만들면 완성이죠.”
-일반 만화와 영상으로 보는 만화는 제작 과정이 어떻게 다른가요.
“영상 제작이 할 게 더 많아요. 일반 만화를 그리게 되면 ‘얼른 끝내고 놀아야겠다’는 생각을 하지만(웃음), 영상은 그렇지 못해요. 재생 시간이 너무 빠르면 좀 허무해지고, 느리면 지루해지기 때문에 이런 점을 고려해야 하죠. 또 효과음, 순서 등을 생각해야 하니 고민거리가 많아지죠. 손을 치켜 세우는 단순한 장면 하나를 위해 수십 장을 그려야 해요.”
-소미와 고 박사는 어떻게 태어났나요.
“어느 날 그냥 가만히 있다가 문득 든 생각 덕분에 만들어졌어요. 고양이 캐릭터는 많지만 고양이가 안경을 쓴 캐릭터는 거의 없더라고요. 안경을 쓴 고양이가 인간을 가르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에 ‘고 박사’라고 만들었죠. 소미는 그냥 평범한 여자아이지만, 좀 과격하고 직선적인 성격을 가졌어요. 소미의 이름 중 ‘소’는 소년중앙의 앞글자를 따서 만들었고요.소미의 ‘미’는… 그냥 아무 거나 가져다 붙였어요, 하하.”
-소중에서 만화를 연재하며 가장 인상 깊었던 일은요.
“소중 100회 특집 기사 제작에 참여했어요. 여기에 들어간 만화를 다 제가 그렸죠! 기자님들과 함께 새벽 3시까지 작업을 하던 당시가 기억에 남아요. 이렇게 열심히 만들고 나온 결과물을 독자 여러분이 좋아해줘서 너무 뿌듯했어요.”
-공 작가님 팬들에게 한 말씀 부탁 드려요.
“유트브에 연재되는 만화로 보는 소중을 많이 시청해 주세요. 주변에도 많이 알려 주시고요. 사실 여러분에게 진짜 하고 싶은 말은 ‘잘 놀아라’입니다. 공부하란 말은 어른들이 이미 많이 하잖아요. 루루나 소미처럼 신나게 놀면서도 할 건 다 할 수 있어요. 건강도 잘 챙기며 신나게 놀아 주세요.”
중앙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해 네이버 웹툰에서 어시스턴트로 일했다. 2015년부터 1년 동안 소년중앙 지면에 ‘루루와 함께’를 연재했으며, 현재 유투브에 ‘만화로 보는 소중’을 연재 중이다.
똑똑한 고양이 ‘고 박사’가 집을 나갔습니다! 따뜻한 방에서 안락한 생활을 누리던 고 박사는 졸지에 길고양이가 됩니다. 매일 소미를 가르치며 티격태격 다투다가 그만 일이 커져 가출을 했기 때문이죠. 거친 노숙 생활에 고난을 겪는 고 박사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요. 다음 주, 소중에서 길고양이로 전락한 고 박사의 운명이 소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