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개혁파, 모든 분야서 승리확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홍콩=박병석특파원】8일간의 회의를 마치고 1일 폐막된 중공당 13차전당대회는 개혁·보수 양파간 타협의 장으로 이론·정책·인사등 각방면에서 개혁파의 승리가 확인된 등소평의 걸작품이라고 평가된다.
13차 전당대회를 계기로 중공은 생산력발전을 주요 목표로 삼는 사회주의 초급단계론으로 새롭게 이론무장을 함과 동시에 개혁·개방을 원하는 새 세대들에 의해 정치개혁과 경제개혁을 심화시킬수 있는 토대를 다졌다.
최근까지도 공산당지도체제및 사회주의노선등 4개 기본지도원칙을 「양개기본점」이라하여 개혁·개방정책과 동일선상에 놓던 중공이 13전대회를 계기로 『1개 중심(경제건설중심) 양개기본점』으로 탈바꿈한 것은 바로 이론면에서 개혁파의 주장이 보다 확고한 주도권을 장악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개혁파의 물결은 1일 확정통과된 중앙위원회등 인사교체에서 확실하게 뒷받침 됐다.
중공 최고지도자 등소평, 국가주석 이선념 보수파의 거두로 꼽히는 규율검사위 제1서기진운의 정치국 상무위원 퇴진과 역시 보수파의 중심세력인 팽진 전인대 상무위원장(국회의장)의 정치국원및 중앙위원사임은 보수파의 쇠퇴를 상징하는 것이다.
또 이선념 적중훈·방의·팽진등 보수및 중도파에 속한 정치국원들이 등소평과 함께 중앙위원회, 고문위원회, 규율검사위원회등 중앙3개 영도기구에서 완전 퇴진한 것은 세대교체 (연경화)라는 의미외에도 보수파의 힘이 크게 약화 된것을 뜻한다.
보수 세력의 약화는 진운·양득지(당군사위원회부주석) 여추리 (당군사위부비서장) 호교목 (사회과학원명예원장) 등력군 (서기처연구실주임) 진비현 (서기처서기)등 대부분보수파에 속하는 정치국원및 서기처서기들이 중앙위원직을 물러나 고문위원회로 옮겨앉는 것에서도 엿볼수 있다.
특히 보수파이론가인 등력군이 중앙위원선거에서 낙선했을뿐 아니라 중앙고문위원선거에서도 최소득표를 했다는 보도는 개혁파가 득세한 13차 전당대회의 분위기를 단적으로 설명해 주는 것이다.
인사면에서 또 하나 주목되는 것은 양상곤 (당군사위부주석)을 제외한 군의 거두들이 일선에서 퇴진한 점이다.
이로써 군부에대한 당의 우위원칙이 강조된듯하다. 등소평은 이번 13차 전당대회를 계기로 자신이 군사위주석을 제외한 모든 당직에서 물러남으로써 보수파및 군부등 혁명 1세대의 동반퇴진을 유도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보수파및 군부의 상당수가 고문위원회에 잔류함으로써 고문위원회가 과도적이긴 하지만 「보수파의 대본영」화될 가능성이 높다. 군사위 주석으로서 최고실력자의 영향력을 계속 행사할 것으로 보이는 등소평이 개혁·개방의 총설계사로서 이들 보수파의 반발과 주장을 어떻게 수용·조정하느냐하는 과제가 남는다.
그러나 13차 중앙위원및 후보위원들의 평균연령이 55.2세로 5년전에 비해 평균3.9세가 낮아지고 전체의 73%가 전문학교 졸업이상의 학력을 갖는등 새 세대지도자들의 대거진출은 중공의 개혁·개방정책의 안정성과 지속성을 뒷받침할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