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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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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이념 때문에 희생당한 지식인의 비극 그려>

<남노당 이병주 지음>
○…우리현대사의 그늘진 부분인 남노당의 10년 생멸을 어느 좌익운동가의 생애추적을 통해 소설화한 작가 이병주씨의 장편 『남노당』 (전3권)이 출간됐다.
지난85년부터 『월간조선』에 2년 가까이 연재했던 동명 소설이기도한 이 장편은 작가의 동향인이자 일본와세다대학 선배인 옛 남노당 간부 박갑동의 파란만장한 삶을 빌어 남노당의 생리와 범리를 그림으로써『관부련락선』 『산하』 『지리산』 으로 이어지는 작가의 소세현대사작업에 또 하나의 큰 획을 긋게 됐다.
북한에서 처형당한 줄 알았던 박갑동이 한국판 오딧세이처럼 아직도 생존해있음을 확인하게되면서 집필을 시작했다는 이씨는 이 소설을 통해 격동기 역사 속에서 이념 때문에 희생당한 지식인들의 비극을 알리고 싶었다고 전했다.<경계연구소·3백50쪽 내외·각 권 3천5백 원>

<헤겔과 마르크스 사이 사상적 공백기 고찰>

<에피고넨의 시대 정문길 지음>
○…「헤겔」이 세상을 뜨고 「마르크스」가 그 자리를 메울 때까지의 시기, 즉 1830∼40년대의 독일정신사를 국내 처음으로 집중 연구한 책 『에피고넨의 시대』가 출간됐다.
『소외런연구』로 널리 알러진 고대 정문길 교수가 지난10년 간의 노력 끝에 퍼낸 이 책은 제목처럼 「헤겔」의 아류을, 즉 청년 헤겔 학파들이 스승의 거대한 유산을 서로 뜯어가면서 복잡한 층돌을 거듭, 또 다른 위대한 사상가 「마르크스」에게 그 지적난립의 결과를 물러주기까지의 과정을 고찰하고 있다.
「포이에르바하」 「바우어」「슈티르너」 「루게」,그리고 초기 「마르크스」까지를 포함시킨 이들 청년헤겔학파들에 대한 연구는 「헤겔」과 「마르크슨 사이의 사상적 공백기가 사실은 얼마나중대한 의미를 지니는지를 탁월하게 논증하고 있다. <문학과지성사·3백31쪽·4천5백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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