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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수석 등 일부 참모진은 청와대 지킬 듯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한광옥(左), 강석훈(右)

한광옥(左), 강석훈(右)

박근혜 전 대통령이 10일 탄핵됐지만 상당수 참모진은 청와대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새 대통령이 취임할 때까지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을 돕는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 등 청와대 참모진은 이미 지난해 12월 9일 박 전 대통령이 탄핵소추돼 직무가 정지된 이후 황 대행을 보좌해왔다.

“위중한 상황에 일괄사퇴는 무책임” #비서실장·정무수석은 퇴진 가능성

일각에선 “청와대 참모들도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하지만 현행법에는 대통령 탄핵 뒤 청와대 참모진의 거취와 관련한 규정이 없다. 국회 입법조사처의 박영원 연구관은 “관련 규정이 없는 만큼 참모진 문제는 황 대행이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이 임박해오자 청와대 내부에서도 “일괄사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고 한다. “대통령이 탄핵되면 참모 또한 사퇴하는 게 정치적 도의에 맞다”는 논리에서였다. 하지만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이라는 위중한 상황에서 모두 청와대를 떠나는 게 오히려 이치에 맞지 않다”는 반대 의견도 상당했다고 한다.

김정남 피살사건과 북한의 미사일 도발 등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지형이 위중하고,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 보복 위협과 외교 마찰 등 급변하는 정세가 참모진이 당분간 업무를 이어가는 게 낫다는 결론으로 이끌었다고 한다.

국가안보실의 조태용 1차장과 김규현 2차장(외교안보수석 겸임), 강석훈 경제수석 등이 실제 당면한 현안 때문에 잔류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을 보좌하는 상징성이 큰 한광옥 비서실장과 박흥렬 경호실장, 허원제 정무수석, 배성례 홍보수석 등은 박 전 대통령과 함께 떠날 가능성이 크다.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의 경우 박 전 대통령의 사람이라는 이미지는 짙지만 산적한 현안이 변수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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