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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세지는 사드 반발…성주는 철야농성 김천은 1500여 촛불

중앙일보

입력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예정 지역주민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8일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에선 주민·시민단체 회원들이 사드가 들어설 롯데 스카이힐 성주CC(이하 성주골프장)로 행진하려다 이를 막는 경찰과 몸싸움을 했다. 사드 체계가 성주골프장으로 반입되는 것을 감시하기 위한 밤샘 농성도 시작됐다. 시민단체는 한민구 국방장관 등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성주CC 진입막는 경찰과 몸싸움 #시민단체, 한민구 국방장관 등 고발 #방송인 김제동씨 등도 집회 참여

 반대 집회는 이른바 '사드 반대 6주체'가 이끌고 있다. 사드배치철회성주투쟁위·사드배치반대김천시민대책위·원불교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부산울산경남사드반대대책위·대구경북사드반대대책위·사드반대전국행동이다. 이들은 이날 오후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반대 집회를 열었다. 매주 수요일 열리는 정기 집회였지만 사드 일부가 한반도에 들어온 만큼 평소의 두 배 수준인 3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사드 가고 평화 오라" "사드는 필요 없다" 등 구호를 외쳤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가 들어설 경북 성주군 롯데골프장과 2㎞가량 떨어진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에서 8일 사드 배치 반대집회가 열렸다. 성주와 김천 지역 주민을 비롯해 대구ㆍ경북지역 시민단체 회원 등 300여명이 함께 사드 배치 반대집회에 참석했다. 집회를 마치고 행진하던 주민들이 롯데골프장 아래 진밭교 삼거리 부근에서 집회신고 지점에 대한 입장차를 보이며 승강이를 벌이고 있다. 성주=프리랜서 공정식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가 들어설 경북 성주군 롯데골프장과 2㎞가량 떨어진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에서 8일 사드 배치 반대집회가 열렸다. 성주와 김천 지역 주민을 비롯해 대구ㆍ경북지역 시민단체 회원 등 300여명이 함께 사드 배치 반대집회에 참석했다. 집회를 마치고 행진하던 주민들이 롯데골프장 아래 진밭교 삼거리 부근에서 집회신고 지점에 대한 입장차를 보이며 승강이를 벌이고 있다. 성주=프리랜서 공정식

 김종경 김천시민대책위 공동위원장은 "우리는 국민의 의무를 다하며 살았는데 이 나라는 국민의 목숨을 담보로 사드를 배치하려 한다"면서 "아직 국방부 땅으로 등기조차 되지 않은 골프장에 철조망을 치고 사드를 들여놓는 것은 도둑질"이라고 했다. 원불교 교무인 김성혜 성주투쟁위 공동위원장은 "소성리는 원불교 정산종사가 탄생한 성지"라며 "성지는 평화를 염원하고 만생명을 살리기 위한 곳으로 어디에도 내어줄 수 없다"고 했다. 집회에서 6주체 측은 "사드 한국 배치는 원천 무효이기 때문에 이를 막는 것은 우리의 의무이자 권리"라며 "당장 오늘(8일)부터 소성리 마을회관 일대에서 철야 농성을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집회 후 참가자들은 "성주골프장에 사드가 들어와 있는지 확인하겠다"며 도로를 행진했다. 소성리 마을회관은 성주골프장에서 2㎞ 정도 떨어져 있다. 600여m를 걷던 시위대는 도로를 막고 선 경찰 버스에 가로막혔다. 집회 참가자들은 30여 분간 경찰과 몸싸움을 했다. 부상자는 없었다. 앞서 이날 오전 시민단체 회원들은 한민구 장관 등 국방부 관계자 4명을 직권남용·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국방부가 국회 동의나 주민 의견 수렴 없이 사드를 한반도에 배치했다는 이유다.

 한편 같은 날 오후 7시엔 경북 김천시 김천역 앞 광장에서 200번째 사드 반대 집회가 열렸다. 주최 측 추산 1500여 명이 참석했다. 특히 방송인 김제동(43)씨와 대선 주자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의 부인 김혜경(51)씨가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8일 오후 경북 김천시 김천역 앞 광장에서 열린 200번째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반대 집회에 주최 측 추산 1500여 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김천=김정석 기자

8일 오후 경북 김천시 김천역 앞 광장에서 열린 200번째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반대 집회에 주최 측 추산 1500여 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김천=김정석 기자

 김제동씨는 무대에 올라 사드 배치와 박근혜 정부의 국방 정책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내비쳤다. 그는 "튼튼한 국방은 미사일 몇 발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행복하고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 시민 스스로 지키고 싶은 나라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사드를 반대하면 '종북'이다 '빨갱이'다 하는데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6·25 전쟁 당시 공산당으로부터 나라를 지켜내신 어르신들과 그 후손들이 어떻게 감히 그렇게 이야기할 수 있느냐"면서 "국방예산 40조원으로 골프장 짓고 물 새는 전투화 만들고 총알에 뚫리는 방탄복 만드는 게 진짜 안보 반대 세력 아니냐"고 했다.

8일 경북 김천시 김천역 광장에서 방송인 김제동씨가 200번째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반대 집회 무대에 올라 발언하고 있다. 김천=김정석 기자

8일 경북 김천시 김천역 광장에서 방송인 김제동씨가 200번째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반대 집회 무대에 올라 발언하고 있다. 김천=김정석 기자

 그는 또 "'종북'은 북한 없으면 안 되는 사람들을 이야기하는데 선거 때마다 북한 이야기하는 사람 누군지 똑똑히 지켜보라"면서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성주 떼내고 김천 떼내고 경상도 떼내고 하다보면 남는 국가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성주=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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