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성의 날···플랜 "개도국 소녀 학대 실상 밝혀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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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살 무렵 조혼을 강요받은 시에라리온의 크리스티아나는 이를 피해 플랜이 시에라리온에서 운영하는 Girl Power 프로젝트를 찾아왔다. 그녀는 플랜의 같은 소녀 활동가들과 함께 시에라리온의 정부가 조혼을 금지하는 보다 강력한 법을 제정할 수 있도록 활동하고 있다.

크리스티아나는 “전 친구들과 함께 다른 여자아이들에게 조혼의 위험성에 대해 알리고 있어요. 제 또래의 친구들이 절대 조혼을 하지 않길 바라요”라고 말한다.

오늘(3월 8일)은 1908년 미국의 1만5천여 명 여성 섬유노동자들이 정치적 평등권 쟁취와 노동조합 결성,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인 날을 기념하며 제정된 세계 여성의 날이다.

올해로 110주년을 맞았지만, 아직도 개발도상국 여아들의 현실은 비참한 것이 현실이다.

최소 1억 명의 이상의 여자아이들이 경제적 혹은 그 외의 이유로 교육의 기회를 박탈당하거나 남자 형제들에게 양보하고 있으며, 학교를 갈 수 있더라도 등교길에 항상 납치를 당하거나 강도를 당할 위험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매일 3만 9천 명, 1년에는 1천 4백만 명의 18세 이하 여자아이들이 조혼을 강요당하고 있다. 이 상태가 계속된다면 2020년까지 1억 4천만 명의 여자아이들이 조혼을 하게 되는 상황이다. 조혼으로 이른 출산을 경험하고 있는 15세에서 19세 사이의 여자아이들도 매년 1천 3백만 명에 이른다.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전세계적으로 여아들에 대한 차별과 억압이 어느 정도로 벌어지고 있는지 정확한 통계가 없다는 점이다.

2007년부터 ‘Because I am a girl’ 캠페인을 통해 지속적으로 개도국 여아를 지원하고 있는 플랜은 지난해 10월 11일 ‘세계 여자아이의 날’을 맞이해 ‘Counting the Invisible- 보이지 않는 소녀들도 세어주세요’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자체적으로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얼마나 많은 소녀들이 조혼, 임신, 성폭력 등으로 학교를 그만두고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15세 미만 소녀들이 출산해 어린 나이에 엄마가 되고 있는지 등 소녀들의 진짜 삶을 공개한 바 있다. 특히, 보고서는 현재까지 소녀들의 삶을 제대로 측정한 자료가 없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다.

플랜 인터내셔널 알브렉센 대표는 “양성 평등은 전 세계 지도자들이 2015년 회담에서 2030년까지 함께 달성하기로 약속했던 공동의 목표”라며 “정부와 정책 결정자들이 지금까지 보여준 태도와 행동을 하루 빨리 개선시키지 않는다면 성 평등을 포함한 다른 국제 목표들 또한 결코 달성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알브렉센 대표는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것을 변화시킬 수는 없다”며 “진정한 성 평등 달성을 위한 ‘2030 아젠다’를 달성하기 원한다면 모든 정부는 각 국 소녀들의 진짜 삶을 제대로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플랜은 모든 여자아이들이 각자의 미래를 스스로 결정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돕는 ‘Because I am a girl’ 캠페인을 통해 여아들이 지속적으로 교육받고, 스스로의 삶을 선택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 캠페인을 통해 10월 11일 ‘세계 여자아이의 날’ 기념일 제정을 주도하였으며, 2011년 공식 제정 이후 매년 여자아이들의 권리 신장을 위해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행사가 개최되고 있다.

플랜코리아 관계자는 “플랜은 현재 ‘Because I am a girl’ 캠페인을 통해 393개의 프로젝트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5천 8백만 명의 여자아이들과 5천 5백만 명의 남자아이들 지원받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더불어 2016년 11월, 향후 5년 간의 활동 계획인 ‘1억 명의 이유’를 발표하며 세계의 모든 아이들, 파트너들, 지지자들과 함께 1억 명이 넘는 소녀들이 배우고, 이끌고, 결정하고,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개도국 여아들을 위해 지속적으로 활동할 것을 밝혔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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