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갈등으로 중국 투자 사업에 문제 생길까...전전긍긍 인천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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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문제로 한중 관계가 경색되면서 인천지역 투자 사업에도 비상이 걸렸다. 중국 특수를 기대했다가 오히려 역풍을 맞을 우려에 놓여서다.

지난해 39건, 195억원이던 중국 투자금이 올해는 2건, 3억원 #중국 자본 투입된 카지노리조트 등 사업 차질있을까 우려

8일 인천시에 따르면 올해 인천시로 들어온 해외 투자금은 22건 4600만달러(한화 528억6700만원)이다. 이중 중국 자본은 2건에 30만달러(한화 3억4000만원)이다. 지난해 들어온 중국 투자금 39건 195억4000만원의 0.6%수준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올해를 '인 차이나 프로젝트 도약의 해'로 정하고 중국 기업들의 투자 유치 등에 나설 계획이었는데 사드 문제가 발생하면서 중국 자본이 지난해 만큼 들어올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인천 영종도에 들어섰거나 조성될 예정인 3개 카지노복합리조트는 비상이 걸렸다. 일부 복합리조트 사업에 중국 자본이 투입된 데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경우 중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영종도 미단시티에서 추진되는 ‘리포 앤 시저스(LOCZ) 코리아’의 복합리조트 사업의 신규 투자자는 중국 부동산 기업인 광저우 R&F 프로퍼티스(이하 R&F그룹)다. R&F그룹과 시저스사(Caesars Korea)는 오는 16일까지 1단계 사업 부지 3만8000㎡ 가운데 3분의 2 이상 소유권을 취득해야 한다. 하지만 사드 갈등이 계속되면 사업이 주춤할 수 있다.

LOCZ 관계자는 "사업이 막 시작되고 있는 데다 R&F그룹이 투자 의지가 높아서 사업이 중단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사태가 장기화하면 관광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만큼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 달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국제업무단지(IBC I)에 개장하는 국내 최초 카지노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 시티'도 걱정이 많다.

파라다이스 시티 관계자는 "수도권 매장의 40%가 중국인 관광객"이라며 "카지노의 경우 일부로 찾는 이들도 있지만, 여행 목적 관광객도 있는 만큼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국내 기업들의 피해도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해 인천시가 발표한 중국과의 수산물 교류는 통관 문턱을 넘지 못했다. 중국인이 선호하는 국내산 가공김에는 까다로운 검사 기준이 적용됐다.

인천시 화장품 공동 브랜드 '어울(Oull)'은 중국 정부에 신청한 24개 제품 가운데 13개 제품의 위생허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최근 시는 중국 업체와 연 84억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맺었으나 이마저도 사드 여파로 장담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인천시는 지역 기업 등의 피해를 우려해 최근 대책회의를 열고 지역 업체에 대한 경제지원 방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인천은 중국협력담당관 부서를 운영할 정도로 중국 교류사업을 국내에서 가장 활발하게 추진한 곳 중 하나"라며 "중국 경제제재에 따른 피해 규모도 클 것으로 우려돼 다양한 대응책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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