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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병 이스라엘, 대만 15-7로 꺾고 2연승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17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 이스라엘-한국 개막전이 6일 서울 구로구 경인로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됐다. 이스라엘 웨인스타인 감독이 5회말 마운드에 올라 잭선튼투수 등 내야수들에게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양광삼 기자yang.gwangsam@joins.com/2017.03.06/

2017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 이스라엘-한국 개막전이 6일 서울 구로구 경인로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됐다. 이스라엘 웨인스타인 감독이 5회말 마운드에 올라 잭선튼투수 등 내야수들에게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양광삼 기자yang.gwangsam@joins.com/2017.03.06/

뚜껑을 열어보니 이스라엘은 '복병' 정도가 아니었다. 탄탄한 전력을 갖춘 강팀의 면모를 드러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A조에서 최약체로 꼽혔던 이스라엘은 전날 한국을 꺾은데 이어 7일엔 대만까지 제압했다.
 이스라엘은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WBC 1라운드 A조 2차전에서 대만에 15-7로 이겼다. 세계랭킹 41위로 WBC 본선에 처음 나선 이스라엘은 2연승으로 선두에 나섰다. 대만은 2000여 명의 응원단의 환호를 받았지만 힘 한 번 제대로 못쓰고 첫 경기를 내줬다.
 이스라엘은 전날 한국과의 경기를 마치고 자정이 다돼 숙소로 돌아갔다. 이날 대만전은 낮 12시에 열렸다. 불과 12시간 만에 열린 경기에서 이스라엘 타선은 무섭게 폭발했다. 이스라엘은 1회부터 대만 선발 궈진린(일본 세이부)을 상대로 4연속 안타를 뽑아내며 2점을 먼저 뽑았다.
 대만은 1회에 궈진린을 내리고 천관위(일본 주니치)를 투입했지만 소용없었다. 천관위는 3회 1사 1루에서 라반웨이에게 투런홈런을 맞았다. 메이저리그 통산 37경기에 출전한 라반웨이는 WBC 서울라운드 첫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이스라엘은 7회에는 스퀴즈 번트까지 성공하는 등 세밀한 야구도 선보였다. 투구수 제한이 있는 1라운드에 적합하게 짠 엔트리(투수 16명, 야수 12명)도 효과적이었다.
 세인트루이스 산하 트리플A에서 뛰고 있는 이스라엘 선발 코리 베이커는 4와3분의2이닝 동안 안타 3개 만을 내주고 무실점했다. 베이커는 개막 전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A조에 최약체라는 평가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큰소리를 치더니 이날 실력으로 자신의 말이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이스라엘은 2경기에서 실책 1개를 저질렀을 뿐 수비에서도 깔끔한 모습을 보였다.
이스라엘 선수 28명 중 이스라엘에서 태어난 선수는 1명 뿐이다. 대다수가 미국에서 태어난 유태인이다. 그러나 지난해 9월 WBC 본선행을 확정지은 뒤 이스라엘을 방문하는 등 끈끈하게 팀웍을 다졌다. 제리 와인스타인 이스라엘 감독은 "WBC를 앞두고 팀을 하나로 만드는 데 집중했다. 우리는 마치 감방 동료처럼 모든 걸 함께 한다"고 말했다. 라이언 라반웨이는 "이번 경기가 진행되면서 많은 유대인들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유대인들의 깃발을 흔들고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쁜다. 우리의 노력이 이스라엘 야구의 발전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포토] 이스라엘 선발 마르키스의 역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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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메이저리거보다는 마이너리거들이 훨씬 많지만 대신 동기를 부여한다는 측면에서도 힘이 되고 있다. 1루수 아이크 데이비스(LA 다저스 마이너)는 "야구 선수로서 전반적으로 정확히 어떻게 커리어가 쌓아질지는 알 수 없다. 이런 큰 무대에 경기한다는 건 좋은 일이다. 구단 스카우트들을 특별히 신경쓰진 않는다"고 했다.
반면 대만은 눈에 띄게 약해진 모습이었다. 대만은 2013년 홈에서 치른 WBC 1라운드에서 네덜란드·한국을 제치고 조1위로 2라운드에 진출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대비해 정예멤버를 구성하지 못했다. MLB 통산 51승을 거둔 천웨이인(마이애미), 2013 WBC에서 활약한 타자 양다이강(일본 요미우리) 등 해외파가 다수 불참했다. 게다가 대표팀을 주관하는 대만야구협회와 대만리그를 운영하는 중화봉구연맹(CPBL)이 대립각을 세우면서 4개 프로구단 중 라미고 몽키스는 아예 선수 차출을 거부했다. 결국 대만은 이날 이스라엘에 20개의 안타를 허용하면서 힘없이 무너졌다. 6회 3점, 9회 4점을 뽑았지만 승패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1라운드에서는 조 1·2위가 2라운드에 진출한다. 이스라엘이 대만을 꺾어 2승을 올리면서 한국의 2라운드 진출은 더욱 어려워졌다. 전력상 A조 최강인 네덜란드가 대만이나 이스라엘에 질 가능성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에선 3개 팀이 동률을 이룰 경우 팀간 경기를 기준으로 순위를 정한다. 즉, 3개 팀이 동률일 경우엔 ^이닝당 최소 실점 ^이닝당 최소 자책점 ^최고 팀타율^제비뽑기 순으로 순위를 정한다는 뜻이다.
3개 팀이 2승1패일 땐 1위가 2라운드에 직행하고, 나머지 2개 팀이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한 팀이 3승을 하고 나머지 팀들이 1승2패일 땐 동률 규정에 의해 최하위가 탈락하고, 나머지 두 팀이 플레이오프를 벌인다. 만약 플레이오프로 승자를 가려야 한다면 10일 저녁 6시30분 고척돔에서 열린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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