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당심’ 공략에 성공할 수 있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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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경남지사가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자유한국당 초선 의원 20여 명과 만난다. 명분은 국내 주요 현안에 관한 간담회지만 사실상 대선주자로서 소속 당 의원들과 상견례를 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일각에선 홍 지사가 대선 출마를 앞두고 ‘당심 잡기’에 나섰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홍준표 경남지사가 지난달 23일 대구시청을 방문해 ‘혼란기의 공직자 자세’를 주제로 특강을 했다. 홍 지사는 대선 출마를 묻는 한 참석자의 질문에 “대구ㆍ경북(TK) 정서가 수렴되면 그때 생각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제게 꿈이 있다면 ‘서민 대통령’ 한 번 해보는 것이다”며 “대통령이란 자리는 천명을 받아야 한다. 저한테 그런 기회가 올는지 보고 있다”고 말했다. [프리랜서 공정식]

홍준표 경남지사가 지난달 23일 대구시청을 방문해 ‘혼란기의 공직자 자세’를 주제로 특강을 했다. 홍 지사는 대선 출마를 묻는 한 참석자의 질문에 “대구ㆍ경북(TK) 정서가 수렴되면 그때 생각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제게 꿈이 있다면 ‘서민 대통령’ 한 번 해보는 것이다”며 “대통령이란 자리는 천명을 받아야 한다. 저한테 그런 기회가 올는지 보고 있다”고 말했다. [프리랜서 공정식]

자유한국당의 한 인사는 8일 간담회에 대해 “탄핵심판 이후 대권 도전을 하려는 홍 지사에게는 당심을 얻고 당원권 정지를 풀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스킨십 할 기회”라고 해석했다. 홍 지사는 2015년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당원권이 정지된 상태다. 홍 지사는 당 지도부에 ‘당원권 정지를 풀어달라’는 요청을 비공식적으로 해왔다. 홍 지사 측은 간담회 이후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 등 당 지도부와의 만남도 검토하고 있다.

홍 지사는 최근 하루 2~3건의 방송 출연을 소화하는 등 언론 인터뷰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유의 강경 발언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는 동시에 보수층 결집을 노리는 전략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는 지난 2일 TV조선에 출연해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뇌물 먹고 자살했다”고 말하고, 박영수 특검팀에 대해선 “정치 검사”라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켰다.

자유한국당 내부에선 홍 지사의 등판을 반기는 기류와 그렇지 않은 기류가 갈리고 있다. 당 관계자는 “대선주자는 많지만 당내 경선을 통과할 인물로는 홍 지사가 유력하다고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고 말했다. 반면 한 초선 의원은 “‘양아치 친박’ 등 발언이 너무 강경하고 공격적이어서 당 지도부가 적극 포섭에 나서기도 어려운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

백민경 기자 baek.mi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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