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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소녀상에 이번에는 자전거까지...도 넘어 가는 훼손

중앙일보

입력

부산 주재 일본 영사관 앞에 설치된 소녀상 주변에 쓰레기 더미가 놓인 데 이어 소녀상에 자전거를 자물쇠로 묶어 두는 일까지 벌어졌다. 현재 소녀상 설치를 주도한 ‘부산 겨레 하나’측 회원이 5일 오전 자물쇠를 절단해 자전거를 소녀상에서 분리했지만, 경찰은 ‘재물손괴죄’에 해당하는지 조사한다는 입장이다. 

일본 영사관 앞에 설치된 소녀상에 자전거를 자물쇠로 매달아 둔 모습. [사진 부산겨레하나]

일본 영사관 앞에 설치된 소녀상에 자전거를 자물쇠로 매달아 둔 모습. [사진 부산겨레하나]

5일 부산 겨레 하나 측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소녀상 주변에 ‘소녀상을 이전하라’, ‘대한민국은 일본인을 사랑한다’는 전단을 부착해온 최모씨가 이날 오전 8시쯤 소녀상에 자전거를 자물쇠로 걸어두고 갔다. 소녀상 지킴이가 마침 이 장면을 목격하고 부산 겨레 하나 측에 신고해 부산 겨레 하나 측 회원이 절단기를 이용해 오전 10시쯤 자물쇠를 끊어냈다.

경찰, '죄물손괴죄' 여부 검토...부산 동구청은 "나 몰라라"

부산 겨레 하나 관계자는 “최씨가 소녀상에 자전거를 세울 때는 아무런 제지를 하지 않던 경찰이 (부산 겨레 하나) 회원이 자물쇠를 끊어내자 달려와 회원의 신분을 적어갔다”며 “경찰은 재물손괴죄에 해당하는지 검토한 후 조사 여부를 결정한다는데 경찰의 이런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부산 겨레 하나는 6일 부산 동구청을 항의 방문해 소녀상 보호에 동구청이 나설 것을 요구할 방침이다. 이 관계자는 “최씨가 전단 부착에 이어 3월부터는 소녀상 주변에 쓰레기 더미를 쌓아두더니 급기야 소녀상에 자물쇠를 걸고 자전거를 세워두는 등 소녀상 훼손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부산 동구청이 나서서 쓰레기 더미와 불법 전단을 모두 철거하고, 공동게시판 설치 등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부산 동구청은 쓰레기 더미는 물론 자전거도 철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동구청 관계자는 “시민단체는 쓰레기라고 주장하지만 주인이 매일 와서 챙겨보고 있기 때문에 쓰레기로 보기도 애매하다”며 “쓰레기 무단투기인지 노상적치물인지 판단이 서지 않기 때문에 일단 상황을 좀 더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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