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레이싱 즐기는 'VR 체험 공간' 문전성시 #SK텔레콤은 차세대 인공지능(AI) 로봇 선보여 #진화한 사물인터넷(IoT) 적용된 '스마트시티'까지
이날 MWC 전시장에서 가장 많은 관람객이 모인 곳은 가상현실(VR) 체험 공간이었다. 삼성전자는 전시장 공간 대부분을 가상현실(VR)기기 ‘기어 VR’을 이용할 수 있는 체험 공간으로 할애했다. 24개의 좌석에 나란히 앉은 관람객들은 썰매 경기 스켈레톤과 우주 레이싱 등 5가지 체험을 할 수 있다. 이들이 한꺼번에 격하게 움직일 때마다 큰 탄성과 비명이 나왔다. 삼성전자가 이번 MWC에서 처음 선보인 ‘기어VR 위드 컨트롤러’는 VR의 어지럼증을 크게 줄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VR 업체 대만 HTC는 VR 장치 ‘바이브’를 착용하고 가상 현실 속에서 수십층 높이의 건물 난간을 아슬아슬하게 걷다가 점프하는 체험을 제공했다. HTC의 VR 전문가들이 관람객들의 손을 잡고 체험을 도왔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신기술로 소개되던 로봇과 AI(인공지능) 기술들도 이제는 자연스레 행사장 곳곳에 녹아 있었다. 일본 소프트뱅크가 2015년 처음 선보인 휴머노이드 로봇 페퍼는 MWC 전시장 곳곳에서 ‘도우미’로 활약하고 있었다. 기자가 프랑스 보안 솔루션 기업인 ‘오버츄어 테크놀로지’ 전시 부스 앞에 들어서자 페퍼가 ”우리 회사에 대해서 어떤 부분이궁금하냐 “고 먼저 말을 걸었다. 페퍼는 기자가 다른 곳으로 이동하려고 발걸음을 떼자마자 쪼르르 따라오기도 했다.
IBM의 전시부스 천장을 화려하게 장식한 조형물은 인공지능 컴퓨터로 유명한 IBM의 ‘왓슨’의 작품이다. 스페인의 ‘천재 건축가’로 알려진 안토니 가우디의 작품 세계를 딥러닝으로 학습해 가우디와 비슷한 느낌이 나는 조형물 디자인을 완성한 것이다. 인간 조각가들이 이를 바탕으로 실제 장식을 완성했다.
SK텔레콤도 차세대 AI 로봇을 선보였다. 지난해 가을 처음 선보였던 AI 스피커 ‘누구’에 음성 및 영상 인식 기술이 더해졌다. 통화 중일때 손바닥을 내밀어 ‘그만’이라고 표시하면 알아듣고 로봇은 작동을 멈춘다. SK텔레콤은 ^애완동물처럼 사용자를 따라다니는 펫봇 ^결제 기능을 갖춘 로봇인 ‘커머스봇’ 등 외부개발사와 협력한 로봇 시제품도 MWC에서 처음 선보였다.
5G 기술의 구현도 눈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중국 ZTE가 MWC 개막 하루 전 공개한 ‘기가비트폰’은 세계 최초로 5G 기술을 지원하는 스마트폰이다. 기존 스마트폰보다 전송 속도가 10배가 빠르다. 5G 기술이 본격적으로 상용화되면 현재 상용화된 4세대 이동통신보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약 40배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VR과 AR 분야가 더욱 탄력받을 예정이다. BMW, 벤츠 등 자동차 업체와 SK텔레콤같은 통신사들까지 모두 선보인 커넥티드 카 기술 역시 대용량 정보의 빠른 전달과 지연시간을 단축시키는 5G 기술의 상용화를 전제로 한다.
미국 통신사 AT&T는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실험 중인 스마트시티를 MWC 전시장으로 옮겨놨다. 신호등 체계부터 시작해서 주차, 공기 오염, 총소리까지 실시간으로 도시를 감시할 수 있다. 기존 사물인터넷(IoT)이 전화ㆍ인터넷ㆍ냉장고 등 집안에서의 연동을 강조했다면 AT&T가 꿈꾸는 IoT는 도시 전체를 배경으로 한다.
바르셀로나=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